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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자연재해 수습에 군을 동원할 것인가?


(문) 미국에는 매년 태풍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많이 일어나고요, 또 여러가지 종류의 테러가 발생할 위험이 항상 존재합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 국방부가 이런 자연재해나 테러가 발생했을 때 군대를 동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2011년까지 군인 2만명을 대규모 자연재해나 테러 같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들 재난지역에 투입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방재해대책본부죠, 영어로는 FEMA라고도 하는데요, 이 FEMA도 매사추세츠주나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그리고 워싱턴주 같은 지역에서 허리케인이나 지진 그리고 테러나 전염병 같은 재해가 발생할 경우에 정부 기구와 군대가 협력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FEMA는 약 23억 달러의 예산을 확보해 놓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인권단체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문) 한국 같은 경우는 태풍 같은 재난이 났을 때, 군인들이 나서서 수리도 하고 복구를 도와주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미국서는 이런 것들이 왜 문제가 되는거죠?

(답) 한국 같은 경우는 과거에 군대가 정권을 잡고, 또 군이 국민들의 일상 생활에 깊숙히 관여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군이 나서는 것을 보고 국민들이 그렇게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경우엔 군이 국민들을 위해 봉사한다고 칭찬을 해주는 그런 분위기죠? 하지만 미국은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군이 외부의 침략에 대처하고 국익을 위해 나라 바깥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을 제외하고, 군대가 국내 정치에 개입하거나 국내 치안유지에 동원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해 왔습니다. 다른 말로는 미국은 군에 대한 민의 완벽한 우위를 인정하고, 군이 민간 부분에 개입하는 것을 철저하게 금기시한다는 그런 말이죠.

(문) 미국의 이런 문화는 법으로도 보장이 되어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군의 민간 부분 개입을 금지하는 법은 지난 1876년에 통과된 Posse Comitatus 법입니다. 이 단어는 라틴어인데, 한국 말로는 '민병대'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법은 군이 미국내에서 법을 집행하는 행위, 즉 사법행위를 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법행위라고 하면 여러가지 있겠죠? 예를 들면 이 법은 군이 민간인의 범죄 수사에 참여하거나 경찰을 대신해 치안유지에 나서는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으로 미국안에서 자연재해나 테러가 났을 때 치안유지나 수사를 위해서 군이 관여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입니다.

(문) 그렇다고 해서 미국안에서 비상사태가 났을 때 군이 투입되는 것이 무조건 금지되는 것은 아니죠?

(답) 그렇습니다. 이 Posse Comitatus 법에도 예외 규정은 있습니다. 바로 연방헌법이나 아니면 연방의회가 만든 법이 지정하는 사태에는 군을 동원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외에도 미국에는 지난 1806년에 만들어진 Insurrection 법이란게 있어 군을 국내에서 벌어지는 비상사태에 동원할 수 있는데요, 이 법은 뭔가 하면 미국안에서 반란이나 폭동, 테러 그리고 천재지변이 난 뒤에 벌어진 혼란상태를 연방정부나 주정부가 자체 힘으로 도저히 수습할 수 없을 때,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할 수 있게 만든 법입니다.

BRIDGE

(문) 방금 전 말씀드린 두 법의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군요. 먼저 Insurrection 법은 대통령이 국내문제에 군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황을 지정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 말고 다른 목적으로 연방정부가 국내 문제에 군대를 동원하는 것을 막는 장치가 바로 이 Posse Comitatus란 법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역사에서는 이 Insurrection법으로 국내 문제에 군이 동원된 것은 이제까지 세 번이 있었습니다. 먼저 1957년에,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아칸소주 리틀락에서 흑백분리주의자들이 흑인들이 공립학교에 등록하고 다니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 군을 파견했죠? 그리고 1962년과 1963년에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미시시피주와 알라바마주에서 흑백통합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 군을 파견했고요, 마지막으로는 지난 1992년에 엘에이시에서 일어났던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서 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 부시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투입한 적이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이 두 법에 근거해서 미국은 이제까지 군의 국내 문제 개입을 적절하게 통제해 왔는데, 처음에 말씀 드린 국방부와 연방재해대책본부가 협력하는 것을 두고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답) 대략 두가지 이유입니다. 첫번째는 군에 대해 민이 우월하다는 미국의 오래된 전통이 깨질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이런 걱정은 다른 말로는 국가적 규모의 문제에 군이 자주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뜻이죠? 군대는 대화와 설득보다는 명령을 내리고 이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군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 자주 개입한다면 이것은 결과적으로 개인의 인권과 사유재산의 보호 그리고 민주주의를 해칠 것이라고 인권단체들은 주장합니다. 다음 두번째 이유는 군대는 전장에서 싸움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지 재해에 대처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곳은 아니라고 주장입니다.

(문) 반면에 자연재해가 났을 때 군을 수습작업에 동원하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죠?

(답) 물론입니다. 사실 미군은 화학무기나 생물학 무기, 핵무기 그리고 도심지에서 벌어지는 전투에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군대는 소위 말하는 더러운 폭탄을 사용한 테러공격이나 도심에서 벌어지는 폭동에 잘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하고, 비상사태에 처했을 때 군이 가지고 있는 이런 기술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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