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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비공식 경제계획 추진은 긍정적’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해부터 일종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개발 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일본 내 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북한이 2012년까지 단계별 연차계획을 수립해 생산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 5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일종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음을 밝힌 것입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미국 평화 연구소(USIP)의 존 박 선임 연구원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존 박] 박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1일 발표한 신년 공동사설에서도 각 부문의 경제발전 계획과 목표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대단히 획기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북한이 경제발전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북한 정권이 안정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선신보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2012년을 내다 본 경제사업은 이미 지난 해부터 구체화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012년까지의 단계별 연차계획이 각 부문마다 수립돼 구체적인 도달 목표와 달성 수치가 설정돼 있으며, 공장과 기업소를 비롯한 생산현장의 관계자들은 지난 해부터 그 전망 계획에 따라 생산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경공업 분야에서는 방직공업 발전에 주력해 오는 2012년까지 천 생산량을 현재의 4배로 늘리는 것이 목표이며, 석탄 부문은 앞으로 몇 년 동안의 생산량을 1980년대의 최전성기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미 의회의 초당적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박사는 북한의 이 같은 장기 경제계획은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그러나 계획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낸토] 낸토 박사는 북한 정부는 경제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남북 경협을 더 어렵게 만드는 등 경제 회생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낸토 박사는 특히 이런 계획은 국제무역이나 핵 문제 등 다른 정치적 요소들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1993년 제3차 7개년 계획이 끝난 뒤 약 15년 만에 처음으로 비공식적으로나마 5개년 경제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경제 여건이 그만큼 나아졌다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의 낸토 박사는 북한 당국이 장기 경제계획을 수립할 만큼 경제에 대한 충분한 통제권을 확보한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낸토] 이와 관련해, 북한 정부가 최근 금속, 전력, 철도, 무역 등 내각의 주요 경제부서장들을 현장 실무자들로 교체한 것은 현장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분석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선임 연구원은 경제계획과 맞물린 이같은 인사 조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존 박] 박 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인사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계속 경제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엿보게 한다는 차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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