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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의 새해 대북정책 전망 


오는 6일 개원하는 미국의 제 111차 연방 의회에서 상, 하 양원을 이끌어 나가게 될 상임위원장단의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오늘은 유미정 기자와 함께 북한 문제를 관장하는 상임위원회들을중심으로 한반도 정책과 북 핵 문제에 대한 미 의회의 대응 전망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미정 기자, 오는 20일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앞서 6일에는 제 111차 미 연방 의회가 개원하게 되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오는 6일부터 미 의회의 새로운 회기가 시작됩니다. 이번에 시작되는 회기에서 민주당은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공화당과의 의석 차이를 더욱 늘려 다수당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개원을 앞두고 상하 양원의 주요 상임위원장들이 거의 확정됐다고 하는데요, 미 의회의 주요 상임위원장들은 어떻게 선출됩니까?

기자: 네, 여당과 야당이 협상을 통해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갖는 한국과는 달리, 미 의회에서는 다수당이 모든 상임위원장 직을 차지합니다. 현재 미 의회는 상, 하원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인 만큼 제 111기 의회의 상임위원장 직은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게 됐습니다. 위원장 직은 위원회 내 다선 의원이 맡는 것이 원칙입니다. 현재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단 추천 명단을 제출한 상태구요, 6일 의회가 소집되면 이에 대한 비준 절차가 있게 될 예정입니다. 원내대표의 추천안은 민주당의 내부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그대로 확정됩니다.

진행자: 그러면 어떤 상임위원회에서 북한 문제가 주로 다뤄지는 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북 핵 문제 등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주로 다뤄지는 곳은 상,하 양원의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가 대표적입니다. 또 세출위원회는 행정부의 대북정책 추진에 따르는 비용 지출의 승인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정치범 수용소 등 북한의 인권 실태와 관련한 청문회 등이 외교위원회 뿐 아니라 상원 법사위원회, 그리고 하원 국제종교자유위원회 등에서 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러면 상원 외교위원장 내정자부터 소개해 주실까요?

기자: 조셉 바이든 상원의원의 부통령 당선으로 공석이 된 상원 외교위원장에 존 케리 메사추세츠 주 상원의원이 내정됐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의원은 4년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인물이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재선에 나선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도전해 고배를 마셨지요.

진행자: 케리 의원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 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케리 의원은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통한 미-북 관계 개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북 핵 문제에 대해서는 신뢰할 만한 감시와 검증체계를 통해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핵 개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케리 의원은 지난6월 26일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핵 신고서를 제출한 직후 성명을 발표해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이나 핵 수출 관련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지난 2004년 대선 당시에는 미국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북 핵 해결을 위해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러면 행정부의 국방정책을 심의하는 상원 군사위원장 직은 누가 맡게 됩니까?

기자: 칼 레빈 현 군사위원장이 유임됩니다. 레빈 위원장은 미-한 동맹에 상당한 이해를 보여온 인물로 전문가들은 그의 유임으로 아프가니스탄 등 테러와의 전쟁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기여를 주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세출위원회는 정부의 예산 집행을 승인함으로써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상원에서 가장 큰 위원회인 세출위원장 직에는 누가 내정됐는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91살의 고령을 이유로 위원장 직에서 사임한 로버트 버드 웨스트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의 뒤를 이어서 일본계 대니얼 이노우에 하와이 주 상원의원이 위원장 직을 맡게 됐습니다. 이노우에 의원은 올해 84살의 일본계 2세로, 상원의원 8선을 자랑하는 원로 정치인입니다.

진행자: 이노우에 의원은 지난 해 미국 하원에서 일본에 대한 종군위안부 규탄 결의안이 통과될 때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섰던 인물이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일부에서는 그가 예산 심사권을 가진 세출위원장에 내정됨에 따라 미 의회 내 일본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등 한국 관련 정책 결정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원 쪽은 어떻습니까?

기자: 하원의 외교와 군사위원장에 하워드 버먼 현 위원장과 아이크 스켈톤 현 위원장이 각각 유임됐습니다. 버먼 위원장은 대표적인 지한파 원로 정치인으로 지난 해 사망한 톰 랜토스 의원의 후임으로 외교위원장 직을 맡아 왔는데요, 캘리포니아에서 13선을 한 중진 의원입니다. 역시 유임된 스켈톤 위원장은 한국전쟁에 대한 이해가 깊고 또 북한과의 직접협상을 통해 핵 위기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앞으로 이들 주요 상임위원장들이 오바마 차기 행정부와 함께 미국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관심이 가는 군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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