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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연말 특집- 2008년 영화계 결산


이번에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향기'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연말특집으로 2008동안의 문화계 소식을 정리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영화계를 결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김현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엠씨) 김현진 기자, 1년 동안 재미있는 영화 소개하느라 수고 많이 하셨는데요,올해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만 해도 4백 편이 넘는다고 하죠. 그 중에는 상영 며칠 만에 간판을 내린 영화가 있는가 하면 몇 주씩 계속 영화관을 점령한 대박 영화도 있었는데요. 매년 12월이 되면 여러 신문과 방송에서 올해 10대 영화를 선정해 발표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많은 4백여 편의 영화 중에서 최고의 영화를 가려내는 일이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

(김) 네. 그러다 보니 언론사 마다10대 영화 명단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요. 그래도 좋은 영화,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눈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중복되는 영화들이 많으니까 말이죠. 그래서 제가 여러 언론사와 기관의 발표를 토대로 올 해 최고의 영화 5편을 뽑아봤습니다.

(엠씨) 과연 어떤 영화들인지 궁금한데요. 어서 소개해 주시죠.

(김) 올해 최고의 영화 명단에서 빠지지 않는 영화 한 편은 '프로스트/닉슨 (Frost/Nixon)'이란 영화입니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났던 리차드 닉슨 전 대통령은 물러난 지 3년 만에 영국 언론인 데이비드 프로스트와 대담을 했죠. 그 역사적인 대담을 소재로 한 영화가 바로 '프로스트/닉슨'입니다.

(엠씨) 이 영화는 일종의 결투 영화라면서요? 총칼만 안 들었을 뿐, 주인공들의 싸움이 치열하다고 하던데요.

(김) 그렇습니다. 말을 무기로 설전을 벌이는데요. 이 결투의 승자는 프로스트였죠. 닉슨 전 대통령을 집요하게 몰아붙여 "국민과 민주주의를 실망시켰다."고 시인하게 만듭니다. 그 과정이 아주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엠씨) 그렇군요. 사실 소재만 놓고 보면 지루한 영화일 것 같은데 손에 땀을 쥐게 한다니 저도 언제 한번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자, 올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된 다음 영화는 어떤 영화입니까?

(김) 네. 바로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이란 다소 긴 제목의 영화인데요. 데이비드 핀터 감독의 영화죠. 한국에서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제목으로 내년 2월에 개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1918년 미국 남부 뉴올리안스에서 벤자민 버튼이란 아이가 태어나는데요. 80세 노인의 외모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 받은 뒤 고아원에서 자라죠. 그 후 벤자민은 한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소녀는 점점 늙어가고 벤자민은 반대로 점점 젊어지면서 갈등이 시작됩니다.

(엠씨) 정신적으로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표현은 있지만 겉모습이 점점 젊어진다니, 정말로 흥미롭네요. 이 영화는 미국 작가 에프 스캇 피츠제랄드의 단편소설을 토대로 한 거죠?

(김)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 수록 겉모습이 점점 젊어진다는 전제만 빌려왔을 뿐 줄거리는 많이 다릅니다. 요즘 최고의 인기 배우로 꼽히는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 벤자민 버튼 역을 맡았는데요.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엠씨) 이 영화는 바로 지난 주 크리스마스 성탄절에 개봉됐죠? 연말 대목을 맞아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군요. 이번에는 올해 최고의 영화 3위를 알아볼 차례네요?

(김) 네. 3위는 '얼어붙은 강 (Frozen River)'이란 제목의 영화인데요. 여성인 코트니 헌트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올해 초 선댄스 영화제에서 극 영화 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김)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대에 살고 있는 백인 여성 레이와 모하크족 원주민 인디언 라일라,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두 여성의 우정과 자기 희생을 그린 영화입니다. 주인공 레이는 남편이 집을 나간 뒤 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데요. 어느 날 자신의 자동차를 훔쳐 달아나려는 라일라를 만나게 됩니다. 라일라는 남편이 죽은 뒤 시집에 뺏긴 아이를 찾아오는 것이 소원인데요. 돈이 궁한 두 여자는 얼어붙은 세인트 로렌스강을 이용해 불법이민자들을 밀입국시키는 일에 나서게 됩니다.

(엠씨) 영화 '얼어붙은 강'에는 한인 여성도 등장한다면서요?

(김) 네. 레이와 라일라는 목표액을 채우기 위해 마지막으로 한번 더 불법이민자 밀입국을 시도하는데요. 그렇게 해서 맡은 일이20대 한인 여성 2명을 밀입국시키는 일입니다. 영화 '얼어붙은 강'은 얼핏 보면 불법이민 문제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는 듯 하지만 근본적인 주제는 인간애입니다.

(엠씨) 한인들 중에도 불법이민자가 많다고 합니다만 영화에까지 그런 식으로 소개된다니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군요. 다음 영화로 넘어가 보죠?

(김) 이 영화 대사 기억하시나요? 바로 2주 전 이 시간에 소개해 드렸던 영화인데요. '빈민촌 출신 백만장자 (Slumdog Millionaire)'입니다.

(엠씨) 인도 뭄바이, 예전에는 봄베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던 뭄바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죠?

(김) 그렇습니다. 사무실에서 차 심부름을 하는 10대 소년이, 사회자가 질문을 하면 정답을 맞추는 인기 텔레비전 퀴즈 쇼에 출연해서 어려운 문제의 정답을 척척 알아맞혀 거액의 상금을 타게 된다는 내용인데요.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가난한 소년이 퀴즈 쇼에 나와 우수한 성적을 거두자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죠. 속임수를 쓴다는 의심을 받는 건데요.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이 소년이 퀴즈 쇼에 나온 목적은 상금이 아니란 사실이 드러나죠.

(엠씨) 어린 시절 좋아했던 첫 사랑 소녀를 찾기 위해 나온 거라면서요?

(김) 그렇습니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소년의 의지를 보여주는 영화인데요. 영국의 대니 보일 감독이 유머와 공포를 적절히 섞으면서 자신의 특기를 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엠씨) 여러 언론사와 기관의 발표를 토대로 올해 최고의 영화 5편을 뽑아서 소개해 드리고 있는데, 이제 한 편만 남아있네요?

(김) 네. 이 영화는 올해 10대 영화 명단에 빠지지 않고 올라 있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최고로 인정하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네요. 유머와 감성이 빛나는 영화, 바로 이 영화입니다.

(엠씨)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것 같네요?

(김) 바로 맞추셨습니다. 자동기계, 로봇이 주인공인 영화인데요. 픽사가 제작한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 '월리 (Wall-E)'가 올해 최고의 영화 1위입니다.

(엠씨)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란 만화나 인형을 이용해서 등장인물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촬영한 영화를 말하는 거죠?

(김) 그렇습니다. 월리는 로봇의 이름인데요. 지구 폐기물 수거처리용 로봇을 줄인 겁니다. 인간이 지구를 버리고 떠난 지 수백 년, 월리는 홀로 지구에 남아 쓰레기를 치우며 외롭게 지내고 있는데요. 어느 날 탐사 로봇 이브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엠씨) 로봇의 사랑이라, 소재가 좀 색다르네요.

(김) 네. 이 영화는 환경 문제를 다루는 영화 같지만 사실은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영화라고 앤드루 스탠튼 감독은 말했는데요. 두 주인공 로봇 월리와 이브는 말을 못하지만 가끔씩 내는 소리, 몸 동작으로 충분히 서로의 감정을 전달하죠. 대화 없이도 얼마나 많은 교감이 이뤄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엠씨) 그러고 보니 올해 좋은 영화들이 참 많이 나왔네요.

(김) 네. 5위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그 밖에도 동성애자로서는 미국 최초로 고위 선출직 공무원에 당선됐던 하비 밀크의 생애를 영화로 만든 '밀크 (Milk)', 초인적인 힘을 가진 만화 주인공 배트맨이 등장하는 '암흑의 기사 (Dark Night)', 또 '강철 인간'이란 뜻의 '아이언 맨 (Iron Man)' 등도 올해 여러 10대 영화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엠씨) 그렇군요. 올해 흥행 면에서는 어떻습니까? 올해 미국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어떤 영화죠?

(김) 새 배트맨 영화 '다크 나이트'였습니다. 이 영화는 올해 5억3천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는데요. 1997년 영화 '타이태닉'에 이어서 역대 두 번째 성적이라고 합니다. 올해 흥행 성적 2위는 3억1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아이언 맨'이구요. '인디애나 존스 4편', '핸콕', '월리'가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엠씨) 그러고 보니 여기 소개된 영화 중에 본 영화가 전 하나도 없네요. 전 올해 '맘마 미아'랑 '오스트레일리아', 이렇게 딱 두 편을 봤습니다. 일년에 두 편 너무한거죠? 사실 이런 저런 일로 바쁘다 보니까 영화관 가기가 그렇게 쉽지 않더라구요.

(김) 네. 저희 미국의소리 한국어과 직원들 대부분이 그렇더라구요. 같이 볼 남자 친구가 없어서 영화를 못 봤다는 슬픈 사연에서부터 취재 다니랴, 원고 쓰랴 바빠서, 모처럼 쉬는 휴일에 부족한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못 봤다는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또 자녀가 있는 분들은 영화관에 가더라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보게 된다구요. 그래서 그런 지 한국어과 직원들이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뽑은 영화도 가족 영화였습니다. 바로 이 영화죠.

(김) 팬다 곰이 주인공인 '쿵푸 팬다 (Kung Fu Panda)'인데요. 주인공인 팬다 곰 포는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국수 가게에서 일을 하지만 무술의 대가가 되는 것이 꿈이죠. 저희 한국어과 직원들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이 영화가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팬다의 털이 너무 너무 기억에 남아요. 왜냐하면 그게 너무 잘 그려서 너무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묘사된 털이…… 움직일 때 마다 막 흔들리는 털이 기억에 남습니다."

"흔히 만화영화는 아이들이 보는 영화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 영화는 아기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다 한꺼번에 손을 잡고 가서 보면 굉장히 웃고 재미있을 그럴 만한 영화입니다.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쿵푸 팬다 보면요. 이렇게 쿵푸를 하는 팬다와 동물들이 나오는데요. 너무 너무 귀엽거든요. 그런데 쿵푸 팬다는 그냥 웃음만 주는 게 아니라 웃음 뒤에 숨겨져 있는, 아주 귀중한 내용이 담겨 있거든요. 지금 자신이 뚱뚱하고 못 생기고 실력이 없다고 할 지라도 꿈이 있다면 이룰 수 있다는 감동을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 그 밖에도 저희 한국어과 직원들은 올해 배트맨 영화 '암흑의 기사 (Dark Knight)', 스웨덴 그룹 아바의 노래를 극으로 엮은 '맘마 미아 (Mamma Mia)', 또 조금 전에 소개해 드린 '월리', 그리고 '강철 인간 (Iron Man)' 등을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엠씨) 네. 여러 배우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한 덕택에 올해도 좋은 영화가 많이 나왔는데요. 안타깝게도 올해 이 세상을 등져서 더 이상 연기를 볼 수 없게 된 배우들도 있죠.

(김) 그렇습니다. 먼저 영화 '다크 나이트'에 조커 역으로 나왔던 히스 레저를 뽑을 수가 있는데요. '다크 나이트' 개봉을 앞두고 약물과다 복용으로 숨졌죠. 숨질 당시 나이가 28살로 한창 활동할 나이에 숨져서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그 밖에도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등의 영화로 유명한 폴 뉴먼, '벤허'와 '십계'의 찰톤 헤스톤, 영화 '조스'에 경찰서장역으로 출연했던 로이 쉐이더 등이 올해 유명을 달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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