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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얼굴들] 숄티 의장, 탈북자 조진혜, 스티브 김


2008년 한 해,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을 통해 가장 자주 보도된 북한 관련 뉴스는 핵 등 안보 현안, 탈북자 등 인권 문제, 그리고 식량난이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2008년을 마무리 하면서 이들 분야에서 올 한 해 가장 두드러진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 차례로 나눠 보내드리는 `2008년의 얼굴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인권 분야를 살펴보겠습니다. 김근삼 기자입니다.

미국의 북한 인권 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은 워싱턴에서 '북한 인권의 대모'로 불립니다. 지난 10여 년 간 꾸준하게 워싱턴의 북한 인권 운동을 이끌어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5년 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린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숄티 의장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이런 숄티 의장에게 2008년은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숨가쁘게 달린 만큼, 보람있는 성과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북한 인권의 직접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미 의회는 더욱 강화된 '북한인권법'을 채택했고, '북한자유주간' 행사도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 속에 치러졌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는 중국 내 탈북자의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런 움직임의 한 가운데는 항상 숄티 의장이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은 2008년 제9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숄티 의장을 선정했습니다. 서울시로부터 명예시민증도 수여됐습니다.

"전세계에 탄압 받고 있는 인권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난민들의 참상을 알리고, 그들의 자유주의적인 행동에 용기를 불어넣어 새로운 삶을 모색하게 한 수전 숄티 회장을 제 9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숄티 의장은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북한 인권을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과 함께 받는 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네, 사실 정말 겸손한 마음으로 이 상을 받기로 했습니다. 서울평화상 심사위원들이 북한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 반영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상은 저와 함께 일해 온 탈북자들과 북한에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우는 모든 분들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우 흥분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숄티 의장은 1990년대 후반 탈북자를 처음으로 미국에 초청해서 북한 내 인권 탄압 실태를 증언하게 한 것이 동기가 돼서 북한 인권 문제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북한의 심각한 현실이 국제사회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을 열정으로 승화시켜서, 10여 년 간 북한 인권 운동에 앞장 서 왔습니다.

아기를 낳고 얼마 안 된 몸으로 유모차를 끌고 중국대사관 시위에 참가했던 모습. 북한주민을 위한 기도회에서 누구보다 많이 눈물을 흘리던 모습은, 워싱턴의 인권 운동가들이 숄티 의장과 함께 떠올리는 모습들입니다.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중국 내 탈북자 문제를 꼽아온 숄티 의장은, 최근 서울평화상 상금 중 일부인 2만 달러를 탈북자 지원단체에 기부해서 다시 한 번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5일. 초겨울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탈북자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중국 공안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탈북자와 인권운동가들의 이름을 한 사람, 한 사람 호명하는 시간. 탈북자 지원단체 '318 파트너스'의 스티브 김 대표는 남다른 감회에 빠져들었습니다. 탈북자를 돕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혀 4년 간 옥고를 치른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대표는 원래 가구 사업을 하던 사업가였습니다. 공장이 있는 중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던 김 대표는 갈 곳 없는 탈북자들의 사연을 우연히 듣게 됐고, 어려운 사람은 도와야 한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탈북자들에게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1999년부터 4년 간1백 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김 대표의 도움을 받았고, 이 중 30여 명은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그러던 중 김 대표는 2003년 9월 중국 공안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됐고, 4년 간 옥고를 치른 뒤인 지난 9월 풀려났습니다.

김 대표는 감옥에서 긴 시간을 보내면서 오히려 뚜렷한 목표를 갖게 됐습니다. 탈북자를 돕고 구출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5월 '318 파트너스'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맹렬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탈북자들 중에 70% 가 여성이고, 그 여성들 중에 중국 안에 연고가 없는 탈북자들은 1백% 거의 다 인신매매됐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들이 지금 여러 모습으로 핍박을 당하고, 어떤 사람들은 씨받이로 팔려가는 등 열악한 상황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분들을 구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318파트너스'는 지난 7개월 간 여러 명의 탈북자를 제 3국에 정착하도록 도왔습니다. 김 대표는 내년에 더 많은 탈북자를 지원하기 위한 준비의 하나로 지난 25일 파송 선교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내년에는 선교사 자격으로 한국과 유럽을 방문해서 탈북자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리고, 도움도 요청한다는 계획입니다.

올해 미국에서 북한 인권과 관련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탈북자는 조진혜 씨 입니다.

지난 3월 가족과 함께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정착한 조진혜 씨는, 8월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직접 면담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자유'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조진혜 씨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조진혜 씨의 가족들은 북한에서 굶어죽었고, 그 자신도 공산정권에서 고문을 당했다"면서 "미국은 조진혜 씨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진혜 씨는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하면서,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에 항의하는 단식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미국에 온 조진혜 씨는 앞으로 공부를 더 해서, 북한 인권을 위해 더 많이 기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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