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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 ‘북한 리더십 안정돼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을 회복해 국정 일선에 정상 복귀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한국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어제 "북한의 지도부가 안정돼 있다"며 "모든 게 정상적으로 움직인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김 위원장이 건강을 회복했음을 인정했습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문) 최 기자, 한국 정부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을 회복해 정상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29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북한 언론매체의 보도 빈도가 높아진 점을 지적하면서 " 북한 지도부가 안정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지난 여름 이후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이 건강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국정 일선에 복귀했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김 장관은 북한 내 "모든 게 정상적으로 움직인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지금까지 한국의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왔습니까?

답) 한국의 국가정보원과 통일부는 북한 문제를 다루는 중요한 정부 부처인데요,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를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보여왔습니다. 국정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이나 뇌일혈로 보이는 순환기 계통 질환으로 최근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일단 '이상이 있다'고 판단했던 겁니다.

문) 그렇다면 통일부는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답) 통일부는 국정원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에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보도가 뜸한 것으로 봐서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지만, 그 것을 바로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이렇게 건강 이상으로 판단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통일부는 그동안 김정일 건강 이상설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문) 그렇다면 김하중 장관이 김 위원장이 '건강을 회복하고 국정 일선에 복귀한 것 같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답) 김 위원장의 현지 지도입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이후 공식 활동을 재개한 것이 지난 10월4일인데요. 이 때부터 최근까지 22차례 현지 지도 등 공식 활동을 했습니다. 이틀에 한번 꼴로 현지 지도를 한 것입니다. 통일부는 이처럼 왕성한 김 위원장의 공식 활동을 근거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판단한 것 것 같습니다.

문) 그렇지만 한국과 일본 내 일각에서는 아직도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요. 또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1백% 믿을 수도 없지 않습니까?

답) 좋은 지적입니다. 그러나 최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북한 매체의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이 행동반경을 넓히는 것은 물론 주민들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지난 2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일 위원장의 국립교향악단 공연 관람이 좋은 예인데요. 보도를 자세히 읽어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나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극장 관람석에 나오자 '만세'라는 환호가 나왔다"는 대목인데요, 이는 김 위원장이 넉 달 만에 북한의 일반 주민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두 달 사이에 김 위원장이 일반 주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이 국립교향악단 공연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자신이 건강을 회복했음을 과시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군요. 그런데 김 위원장이 행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고 했는데, 그 것은 무슨 얘기입니까.

답)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8월 뇌졸중 등 건강 이상으로 50일 간 종적을 감췄습니다. 그 후 첫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이 10월 4일입니다. 당시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이 김일성대학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때만 해도 김 위원장의 사진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또 11월까지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주로 평양 인근에 한정됐습니다. 그러나 11월 말부터 평양북도 신의주를 시작으로 지난 11일에는 황해북도 사리원을 방문하는 등 현지 지도에 나섰습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자강도 강계를 방문해 엿새 동안 현지 지도를 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주로 평양에 주로 머물렀던 김 위원장이 열차로 10시간이나 걸리는 강계를 방문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문) 올해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국제사회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로 떠들썩한 한 해였는데요.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이 북한에 던진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답)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은 북한이 내세우는 유일지도체계가 알고 보면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유일지도체계라는 것은 북한의 당-정-군과 2천만 인민이 김정일 위원장의 말에 따라 한 몸처럼 움직이는 것인데요. 이번처럼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 이상으로 쓰러지면 북한체제는 아무런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진다고 관측통들은 지적합니다. 또 김 위원장이 내년에는 67살이 됩니다. 노년에 접어드는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지금부터라도 후계체제를 준비하고, 경제발전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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