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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북한과 20년 광산개발 사업 계약


한국의 한 민간 기업이 최근 북한 측과 철광석 등 북한의 광물자원을 20년 간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남북한 당국간 관계가 막힌 상황에서도 북한이 남한 내 민간기업과의 경제협력 사업은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중견 건설업체인 크레타개발공사는 지난 5일 평양에서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조선명지총회사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 해주 지역의 철광석과 쇄석광산을 20년 간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습니다.

크레타개발공사 송금호 대표이사는 "수 년 간 북한과 협의한 끝에 북한 서해지구의 티탄 자철광산과 해주지역의 쇄석광산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다음 달에 현지실사를 한 뒤 사업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빠르면 내년 7월부터 첫 반입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크레타개발공사는 앞으로 20년 간 총 5천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5백만t 이상의 철광석과 3백만 루베의 골재를 해주항을 이용해 한국으로 들여오게 됩니다. 또 시멘트용 석회석을 캐는 쇄석광산에서 3백만t의 원자재를 공급 받아 해주항을 이용해 한국으로 반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송 대표이사는 "북측 관계자들이 최근의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자원개발 사업에 남측 기업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협력할 의사가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적으로 경색 국면이지만 남북경협 사업이 정치논리에 휩쓸려서 좌초돼선 안 된다고 봅니다. 북측 역시 사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남북끼리 자원개발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결코 거절하거나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진정성을 협력한다면 자원개발 부분에 대해 얼마든지 협력해줄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크레타개발공사 측은 북한 철광석의 경우 국제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들여올 수 있고 운송비도 적게 드는데다 철광석 매장량도 14억t에 달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여러 민간기업들이 경제적인 효과 등을 이유로 북측과 자원개발 사업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광물 사업 계약을 맺은 기업은 아천글로벌 코퍼레이션과 나우코퍼레이션, 태림 산업 등 5-6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체결됐다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 임강택 선임 연구위원은 "이번 사업체결은 남북관계에 상관없이 북한이 남측 기업과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남측 기업들 사이에서도 12.1 조치 이후 얼어붙었던 대북 투자 분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임 연구위원은 그러나 "사업이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정치적인 상황이 풀려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사업 체결은 상징적인 정도의 의미는 있지만 실제로 이 사업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남북관계가 개선돼서 정부의 도움을 받아야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정부가 SOC,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힘들므로 기업 혼자 힘으로 하기엔 굉장히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협력 사업은 정치적인 상황과 별개로 볼 수 없는 만큼 유관부처와 사업 타당성과 투자 여건 등을 검토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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