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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 최근 움직임, '건강 회복 의미’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강도 강계를 방문해 이틀에 걸쳐 현지 지도를 했다고 북한 관영언론이 최근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열차로 10시간이나 걸리는 강계를 방문한 것은 건강이 상당히 회복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강도 강계시를 방문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자강도에 있는 '2월 제강 종합기업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자강도 현지 지도에 대해 이틀 연속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16일에도 김 위원장이 강계시의 전자업무연구소와 자강도 도서관, 고려약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언제 강계를 방문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강계를 방문한 것은 그가 건강을 상당히 회복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합니다.

"북한 전문가인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폴 챔벌린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현지 지도는 그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며, 국정을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책을 펴낸 한국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도 김 위원장이 건강을 99% 회복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창현 교수는 김 위원장이 엄동설한에 '강계'를 방문한 것은 건강이 상당히 회복했음을 의미한다는 말했습니다. 강계는 평양에서 북쪽으로 2백km이상 떨어진 곳으로, 열차로 10시간 이상 걸리는 오지입니다.

실제로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정일 위원장은 대체로 건강한 모습입니다. 김 위원장은 털모자에 회색 방한복을 입고 있었으며, 색안경을 쓴 채 컴퓨터가 배치된 도서관을 둘러봤습니다. 또 이번에 공개된 사진 중에는 김 위원장이 왼손을 의자 위에 살짝 올려놓고 촬영된 사진이 있습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왼팔과 왼발이 마비된 것 같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이번에 공개된 사진만으로 그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은 12월에는 현지 지도를 자주 하지 않고 주로 평양에 머물면서 한 해 사업을 결산하고 다음 해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김 위원장은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평양과 지방을 부지런히 돌며 현지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 등 북한 언론은 지난 2일자에서 김 위원장이 평양의 중앙동물원을 장시간 현지 지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11일자에서는 김 위원장이 황해북도 사리원을 방문해 닭공장과 미곡 협동농장, 그리고 민속거리를 둘러봤다고 전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것만 해도 김 위원장은 일주일에 한 번 꼴로 평양과 사리원, 강계를 돌아다니며 현지 지도를 한 셈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 같은 연말 행보에 대해 정창현 교수는 '밀린 현지 지도'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한 해 70회 정도 현지 지도를 했는데 올해는 건강 이상설 속에 지난 8월부터 두 달 간 활동을 못했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미룬 현지 지도를 하느라 연말에도 부지런히 돌아다닌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김 위원장의 움직임은 건강을 상당히 회복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대체로 견해가 일치합니다.

그러나 일본 등 일부에서는 아직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북한 언론이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 지도 일시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보도를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완전히 불식시키려면 촬영 날짜가 분명한 동영상이나 외국 사절을 맞이하는 사진을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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