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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 6자회담 성과 없이 끝나


북 핵 검증의정서 채택을 위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가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났습니다. 회담 참가국들은 당초 사흘로 예정됐던 일정을 11일까지 하루 연장하면서 견해차를 조율했지만, 시료 채취와 관련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1일 베이징을 떠나기에 앞서 이번 회담에서 검증의정서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힐 차관보는 회담 결렬은 북한 측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참가국들 대부분이 많은 합의를 이뤄냈지만, 북한은 모든 의무기준을 충족하는 핵 검증의정서 채택에 동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6자회담에는 미국과 북한 외에도 중국과 한국, 일본, 러시아 등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각국 수석대표들은 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제시한 핵 검증의정서 초안에 북한이 협력할 뜻이 별로 없어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시료 채취를 포함한 검증 방법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없다는 당초 입장을 바꿔, 회담 마지막 날 검증서 초안에 대한 의견서를 중국 측에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의견서는 앞으로 검증의정서에 대한 논의의 여지를 남기면서, 검증의정서와 경제 에너지 지원을 연계하지 말아달라는 요구를 하는 정도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검증서 초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참가국 대표들에 따르면, 북한의 과거 핵 활동을 검증하기 위해 사찰단의 시료채 취와 현장 방문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검증 약속을 문서로 남기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핵 검증에 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고, 북한 측에 관련 기준을 이해시켜려 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6자회담은 중국 측이 의장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의장성명은 회담 참가국들이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라는 9.19 공동성명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핵 검증 조건에 관한 합의를 위해 이룬 진전을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조속한 시일 안에6자회담을 다시 열기로 참가국들이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부시 행정부 보다는 바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와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굳힌다면, 이번 6자회담은 부시 대통령이 다음 달 대통령에서 물러나기 전 마지막 회담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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