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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의회 ‘민주당 대 민주당’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미국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는 지난 11월 4일에 끝났지만, 아직도 개표가 진행 중인 주가 있습니다. 최근에 결과가 확정된 조지아 주의 상원 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승리해서 현재 미국 상원에서 민주당은 58석을, 공화당은 41석을 차지하게 됐는데요? 아직도 남아 있는 미네소타 주의 개표 결과와 상관없이 민주당은 공화당의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할 꿈의 60석을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죠? 하지만 민주당은 이렇게 꿈의 60석 장악에는 실패했지만 거의 30여년 만에 그래도 상.하원에서 다수당이 되는 데는 성공한 셈인데요? 민주당이 앞으로 이런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정책을 펴나갈텐데 일각에서는 몇몇 정책들을 추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정작 공화당이 아니라 민주당 자신에게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이라는 존재는 비슷한 이념이나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치 활동을 하는 조직이죠? 미국의 양대 정당인 민주, 공화 양당도 예외는 아닙니다. 양 당에는 정치적, 이념적으로 유사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요, 그런데 큰 틀에서 보지 않고 세부 정책들로 들어가면, 각 정당에는 의원 별로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이번에 상.하 양원에서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의료보험 문제 그리고 이라크 철군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놓고 당내 의견이 일치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문) 이렇게 민주당이 현안을 두고 자기들끼리 갈등하는 모습은 최근 하원 에너지 통상 위원회 자리를 놓고 민주당 의원들끼리 벌인 표 대결에서도 분명하게 볼 수 있었죠?

(답) 네, 이렇게 최근에 표 대결이 벌어진 하원의 에너지통상 위원회는 상원 에너지통상 위원회와 함께 미국 안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한 그야말로 노른자위 자립니다. 이 자리를 놓고 미시간 주가 지역구인 올해 82살의 딘겔 현 위원장과 환경보호론자로 알려진 현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위원장인 헨리 왁스맨 의원이 맞붙었는데요, 왁스맨 의원이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환경보호론자들은 오래된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상.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에 환경 친화론적 위원장을 앉히는 것이 이들의 오랜 꿈이었는데요, 하원에는 왁스만 의원이 그리고 상원 에너지 위원회는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그 유명한, 바바라 박서 상원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니까, 환경보호론자들은 꿈을 이번에 이룬 셈입니다. 반면 전 위원장인 딘겔 의원은 미시간 주에 집중적으로 위치한 자동차 업계의 후원을 받는 사람이었죠? 그런 이유로 딘겔 의원은 이제까지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서 기업을 규제하는데 무척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한마디로 환경보다는 기업을 위하는 정책을 세우는 의원이었습니다.

(문) 새로 에너지통상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왁스맨 의원, 이제 강력한 환경친화적 정책을 펴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 왁스맨 위원장은 벌써 이 위원회에 속한, 기업에 호의적인 몇몇 의원들을 교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회 전문가들은 왁스맨 위원장이 추진하는 환경보호 정책들이 설령 하원에서는 통과되더라도, 기업에 호의적인 상원 의원들이 이런 정책을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정책을 둘러싼 당내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미국 사회의 해묵은 숙제인 의료보험제도 개선을 둘러싸고도 민주당 안에서 다양한 입장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 물론입니다. 의료보험 개혁에 관련해서 민주당 내에서도 갖가지 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대략 두가지 방안으로 정리가 됩니다. 먼저 한국식이나 유럽식인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의료보험제도가 있죠? 이 제도하에서는 국민들은 예외없이 이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다음으론 일반적인 의료보험 제돈데요, 국민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할 필요는 없는 그런 제돕니다. 민주당 하원에서는 약 90여명 정도의 의원이 유럽식의 국민의료보험제도를 선호하고 있지요? 하지만 이념적으로 약간 보수적이거나 중도적인 의원들은 이런 방안, 즉 국가가 국민에게 보험가입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주의적인 정책이라고 하면서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벌써 매사추세츠 주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몬타나 주의 막스 버커스 상원의원 그리고 오레건 주의 론 와이든 의원이 각기 다른 내용의 의료보험개혁안을 내놓고 있어서 민주당이 이를 어떻게 처리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문) 민주당 자체 내에서 여러 현안들에 관해 의견이 분분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라크 철군문제를 둘러싸고도 민주당 안에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죠?

(답) 네,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의 규모나 미군의 철군속도를 두고 민주당 내 이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하원의 민주당 진보주의적 의원들은 이번에 국무장관에 내정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국방장관에 유임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이라크 철군속도를 지연시키지 않겠냐는 그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오바마 당선자의 입장은 알려진 바 대로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이라크 전쟁을 책임있게 종식시키고, 16개월 이내에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킨다는 입장입니다.

(문) 현재 미국 사회의 가장 큰 현안인 경제위기 탈출방법에 있어서도 민주당에서는 당내 충돌이 보이죠?

(답) 그렇습니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회사, 즉 빅 3를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위치한 미시간 주 출신의 칼 레빈 상원의원은 현재 자동차 산업에 대해 구제금융을 신속하게 집행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레빈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 다른 지역구 의원들은 비교적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의 현지 공장이 있는 앨라마바 주 등 남부 출신 의원들은 민주, 공화당을 불문하고 이 빅3에 대한 지원을 극력 반대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가 하면 경기부양을 위해서 정부의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 네, 이번 선거에서는 정부 재정과 예산집행, 그리고 외교정책 등에 있어서 다소 보수적이고 중도적인 성향을 가진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 후보를 꺾고 많이 당선됐습니다. 그래서 이런 성향의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이들은 벌써부터 오바마 당선자의 정권인수위원회와 접촉해서 정부 재정지출을 억제해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노먼 온스타인 연구원은 민주당 지도부가 이런 보수, 중도 성향의 의원들을 포용하지 못한다면 향후 법안처리에 있어서 공화당은 고사하고 민주당 내의 합의도 이끌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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