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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첫 국가안보보좌관 임명


호주 정부가 미국식의 국가안보보좌관직을 신설했습니다. 총리를 보좌해서 안보 문제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인데요,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테러 위협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호주 정부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어떤 인물이 기용됐습니까?

기자: 총리‧내각부의 던컨 루이스 국가안보 자문역이 호주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됐습니다. 루이스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은 30년 이상 군에 몸담아 온 인물인데요, 공수부대 사령관과 인도주재 호주대사관 무관을 지냈고, 동티모르에서 유엔 평화유지군 소속의 뉴질랜드 군과 호주 군을 지휘한 뒤, 호주 특수군 사령관을 끝으로 전역했습니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지난 4일 의회에서 첫 국가안보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루이스 안보자문역을 호주의 첫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러드 총리는 루이스 신임 보좌관이 탁월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안보보좌관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MC: 호주 정부가 이번에 신설한 국가안보보좌관직은 미국식을 따른 것이라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대통령 직속의 국가안보보좌관을 두고 있는데요, 안보 관련 부처들의 의견을 조정하고 핵심 안보 사안을 기획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기 때문에 다른 부처들처럼 세력경쟁에 신경 쓰지 않고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습니다. 호주의 국가안보보좌관도 총리 직속으로 있으면서 안보 관련 부처들의 수장들과 만나 안보정책을 기획 조정합니다.

MC: 호주가 이번에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새로 만든 이유는 뭡니까?

기자: 무엇보다 국가안보 관련 부처들을 효율적으로 총괄하면서도 관료주의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러드 총리는 국가안보를 총괄하는 새 부서를 만들 경우 안보 위협이 나타날 때마다 즉각 대처하지 못하고, 거쳐야 하는 관료조직만 하나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몸집이 가벼운 국가안보보좌관직을 두기로 한 겁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러드 총리는 국토안보부를 신설하려던 계획도 접었습니다. 기존의 정부 각 부처에서 조직과 인원을 떼어다 거대한 부처를 새로 만들면 관료주의만 팽배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MC: 새 국가안보보좌관이 당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주요 사안에는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러드 총리는 무엇보다 테러 문제를 국가안보보좌관이 다뤄야 할 핵심 과제로 꼽았습니다. 테러야말로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는 겁니다. 이미 알카에다를 비롯한 테러조직들이 미국과 유럽, 중동 등지에서 테러 공격을 가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말 인도 뭄바이에서 테러 공격으로

1백7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호주인도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습니다. 따라서 호주 역시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게 호주 정부의 판단입니다. 러드 총리는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공개적으로 호주를 적으로 이미 규정했고, 인도와 이라크,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호주인들이 테러범들의 공격 대상이 된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MC: 테러조직들이 이렇게 국제적으로 여기 저기서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면, 국제적인 협조가 절실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러드 총리도 이번에 국가안보보좌관을 임명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테러에 대처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내년에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역량을 키우는 작업도 국제적인 공조 아래서 진행하겠다고 러드 총리는 밝혔습니다. 테러를 근절하기 위한 호주 정부의 국내 정책을 자세히 담은 백서도 내년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MC: 테러 위협 말고 새 국가안보보좌관이 총괄해야 할 과제에는 또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강대국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서 일본과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주요 협력 대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러드 총리는 특히 미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호주의 안보와 경제가 영향을 받는 만큼,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외교관계를 펼쳐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C: 국가안보보좌관직을 신설한 호주가 앞으로 테러와 안보 협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연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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