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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돕는 캐나다 한인 젊은이들


미국과 가까운 캐나다에도 탈북자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토론토에만 1백 명이 넘는 탈북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계 캐나다 젊은이들이 캐나다 정부에 탈북자 문제 개입을 촉구하면서, 탈북자들의 캐나다 정착을 돕고 있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토론토에 위치한 '한 보이스'는 변호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인2세들과 학생, 은퇴한 일반인들로 구성된 비정부 단체입니다. 지난 2007년 중국 내 탈북자들의 인권 문제를 지원할 목적으로 창립됐지만, 캐나다 내 탈북자들의 난민 신청과 통역 지원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보이스'는 그러나 무엇보다 캐나다 정부가 탈북자 문제에 개입하도록 하는데 활동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폭로 2008'(Reveal 2008) 이라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단체의 사이먼 박(Simon Park)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폭로 2008'의 주 목표는 캐나다 정부가 탈북자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문제 해결에 관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보이스는 또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인권을 존중하도록 하는 결의안이 캐나다 의회에 상정돼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최근 의원 몇몇이 결의안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한 보이스는 이와 함께 캐나다 정부가 탈북자를 난민으로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사이먼 박 대표는 토론토 지역에 1백 여명의 탈북자가 있다며, 이들 중 정식으로 난민 자격을 부여 받은 탈북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는 탈북자들은 대부분 신분증명서 없이 캐나다에 오기 때문에 북한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어 난민 지위 획득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방학기간 중 탈북자들의 캐나다 정착을 돕는 대학생도 있습니다. 토론토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곽동건 씨는 지난 해 여름부터 매튜 하우스(Matthew House)라는 난민센터에서 탈북자를 돕고 있습니다. 매튜 하우스는 캐나다에 입국하는 세계 각국 난민들에게 임시거처를 제공하고, 난민 신청 등 캐나다 정착을 돕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곽동건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여름방학을 맞아 보람 있는 일거리를 찾던 중 우연히 탈북자들과 연결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곽동건]: "친구 한 명이 매튜 하우스를 소개시켜 줬습니다. 북한 난민이 몇 명 들어왔는데 한국말과 영어를 다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제가 일을 잘 모르니까 우선은 통역 일을 도와드리구요. "

곽 씨와 탈북자와의 인연은 그 해 여름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여름에는 난민 지위 신청을 도왔습니다. 매튜 하우스에서 곽 씨의 도움을 받은 탈북자는 모두 7명으로, 이들은 모두 매튜 하우스를 나와 자립했습니다. 곽동건 씨는 이들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캐나다 생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도 연락이 되는 분이 세 분 있습니다. 이 분들은 영어가 잘 안 되셔서 한인 타운이나 식당 일을 주로 하십니다. 얘기를 들어보면 넉넉한 것 같지는 않은데 복지부에서 나오는 돈하고 보태서 그럭저럭 생활하시는 것 같습니다."

곽동건 씨는 그러나 탈북자들이 영어와 문화 차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초기에는 도움을 많이 주는 것 같은데요, 난민 신청을 하고 나서 적응하는 게 젤 중요합니다. 법적인 때는 지나가는 시긴데, 그 때는 캐나다 생활 적응하는 게 힘든 건데 도움이 별로 없더라구요. 북한 분들이 가장 힘든 것이 영어가 정말 안 되세요. 얘기를 들어보니까 북한에서는 영어를 이틀에 거쳐 배운다고 하더군요. 오셔도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죠."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오는 어려움도 크다고 곽 씨는 지적합니다.

"(가령) 복지부에서 돈이 나와도 저희는 나라에서 세금을 거둬서 일정액을 주는 거니까 돈의 귀중함을 아는데 이 것을 그냥 국가에서 준다, 난민이니까 어려우니까, 생각하십니다. 또 캐나다에서는 아이 때리는 것을 금하는데, 북한에서는 워낙 힘드니까 손이 먼저 나간다고 하는데 저희가 차이점을 설명해도 아직 이해를 못하십니다. 어떤 분은 아이하고 떨어져 계십니다. 손찌검을 해서 정부에서 개입을 해서 아이를 데려갔습니다."

곽 씨는 탈북자들이 난민 신청을 마친 뒤에도 지속적으로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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