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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오바마 당선자에 목소리 높이는 미국의 진보주의자들


오바마 당선자에 목소리 높이는 미국의 진보주의자들

(문) 오늘 정치 얘기로 먼저 시작해볼까요? 내년 1월에 취임할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노동조합이나,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인터넷 사이트들, 그리고 시민운동 단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죠? 이들 소위 자유주의자들, 다른 말로는 진보주의자들의 90%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다고 하는데, 이 수치는 2008년 이전에 있었던 두 번의 대선 때 진보주의자들이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존 케리 후보에게 보여준 지지율의 두 배라고 합니다. 그만큼 진보주의자들이 이 오바마 차기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얘기겠죠?

(답) 그렇습니다. 이렇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준 진보주의자들, 이제 이라크 전쟁을 끝내는 문제, 의료보험 체계의 개선, 테러용의자에 대한 고문 금지 그리고 지구온난화 대책 등 많은 영역에서 오바마 차기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문) 최근 이런 진보주의자들의 영향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던 일이 있었죠?

(답) 네, 얼마 전에 오바마 당선자 진영은 중앙정보국, 즉 CIA의 책임자로 중앙정보국에서 잔뼈가 굵은 존 브레넨 씨를 지명하려고 했는데요, 바로 진보주의자들의 격렬한 반대로 이 브레넨 씨의 지명을 포기했습니다. 진보주의자들은 브레넨 씨가, 지난 시간에 소개해 드렸죠? 미국 수사당국이 강도 높은 신문기법, 즉 고문을 시행하는데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 이렇게 신임 대통령 취임 전부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진보주의자들 사이에, 벌써 오바마 당선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 네, 이제 속속 발표되고 있죠? 차기 오바마 행정부에 들어갈 사람들에 대한 불만이 주로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관료 같은 경우를 예로 들면, 진보주의자들은 이번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뉴욕 금융가에, 호의적인 인물로 알려진 티모시 가이트너가 재무장관으로, 그리고 같은 성향을 가진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되자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금융시장을 규제하고 서민경제를 살리려는 정책을 펴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죠?

(문) 그렇다면 최근에 발표된 외교진영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겠군요?

(답) 네, 외교-안보진영에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국무장관으로,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임스 존스 전 나토 사령이 내정됐고요, 국방장관에는 현 로버트 게이츠 장관이 유임됐죠? 이들은 성향으로 볼 때 민주당 우파나 혹은 중도파로 분류되는데요, 진보주의자들, 이들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거죠. 정치 웹싸이트인 '톰 디스패치'를 운영하는 톰 엥겔하트 씨는 진보적인 성향의 잡지인 '네이션'지에 기고한 글에서 차기 오바마 정부의 외교-안보 진영은 미국이라는 제국의 수호자라고 부르면서, 진보주의자들은 이들의 지명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진보주의자들의 반발, 이에 대해서 오바마 당선자 진영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오바마 당선자는 당선 직후에 당파 정치에 빠지려는 유혹을 피하자고 하면서, 민주, 공화 양당을 아우르는 초당파적인 국정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처해있는 상황이 너무 위급하기 때문에 특정한 이념보다는 현안에 대한 실용주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오바마 당선자는 또 경험과 새로운 생각을 결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과거의 인물이라도 유능한 인물이면 쓰겠다는 그런 입장입니다.

(문) 한국에서도 과거에 진보단체들이 새로 들어서는 정부에 비판적 지지를 보내느니 마느니 하는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경우가 많았죠? 현재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미국의 진보단체들과 오바마 정부 간의 밀월관계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군요?

군에 남기를 원하는 제대 군인들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 들어볼까요?

(답) 현재 미국은 경제위기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런 와중에 군대에 복무한 사람들이 군대를 떠나지 않고 그대로 군에 남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문) 아무래도 군대에서 나와 사회로 나가 봤자, 직업 얻기가 힘들기 때문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이런 요인 외에도 최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폭력행위의 발생 빈도가 많이 낮아진 것도 군인들이 군대에 주저앉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하는군요. 이라크에서 14개월을 복무한 라이언 니후스 병장은 최근 군에 제대 연기를 신청했다는데요, 군에서 나가 살벌해진 직업 시장을 헤매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돈이 나오고, 해고될 위험이 없는 군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답니다. 그리고 미시간 주 출신으로 사회에서는 용접공으로 일했고, 공수부대원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운 알렉스 스튜어트 병장도, 최근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직원들을 해고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군에 주저 앉기로 결정했다는 군요. 스튜어트 병장은 5년에서 10년 정도 육군에 복무하고 경제가 안정되면 사회로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문) 이런 경향은 육군 뿐만 아니라 해군이나 공군도 마찬가지겠죠?

(답) 그렇습니다. 먼저 육군 같은 경우는 지난 4년 동안 군인들의 군 잔류율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특히 올 해는 이 비율이 지난 2004년에 비해 20% 증가했다고 합니다. 해군과 공군도 2007년에 비해 올 해 잔류율이 매우 높아졌다고 합니다. 미국 국방부의 인사담당 데이비드 추 차관은 민간 사회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군이 이득을 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지금과 같은 때라면 평소에는 군대에 가는 것에 관심이 없던 젊은이들에게 군대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제 위기가 다쳐오기 전에는 특별한 기술, 예를 들면 위성통신 기술이나 컴퓨터 전산망 설치 관련 기술이 있는 제대 군인들이 사회에서 일자리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점점 악화되면서 이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일자리 얻기도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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