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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간단체, 대북 전단 살포 중단 발표


북한에 삐라를 보내 온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오늘 삐라 살포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민간단체들의 대북 삐라는 그동안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온 만큼 북한 측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1) 그동안 북한에 전단, 삐라를 살포해 온 민간단체들이 삐라 살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구요?

네, 이들 민간단체들은 오늘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박희태 대표를 면담한 뒤 전단 살포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오늘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은 대북 전단 살포를 당분간 자제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 우리의 이런 결정은 북한의 대남 협박이나 남한 내의 친북좌파 세력의 방해 공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박상학 대표는 이날 삐라 중단을 발표하면서 "북한주민들은 알 권리가 없느냐"면서 눈물을 흘렸는데요, "회원들에게 죄송하고, 전단지 살포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성용 대표는 국군포로의 송환 문제 등에서 정부의 한국 소극적 대처를 비판한 뒤 대북정책 관계자들의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2) 민간단체들은 그동안 통일부의 거듭된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삐라 살포를 강행해 오지 않았습니까. 여당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를 만난 뒤 삐라 살포 중단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박 대표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박상학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대북 전단 살포가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어긋나지 않지만 최근 북한 측이 이를 구실로 대남 강경 조치를 취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전단을 뿌리는 것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박희태 대표는 "여러분들의 애국 충정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헌법 어디서도 여러분들의 행위를 막을 규정이 없다."며 "그러나 북한은 이를 트집 잡고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한다. 어차피 우리는 북한을 안고 나가야 하는 형편이다. 여러분들의 대승적인 고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최근 두 단체와 잇따라 물밑접촉을 갖고 전단지 살포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 민간단체가 전단지 살포를 자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3) 이번 발표에 대해 한국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네, 여당인 한나라당은 환영하는 분위기 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5일 보수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키로 한 데 대해 환영 논평을 내고 남북 당국 간 대화 재개를 북한측에 촉구했습니다.

윤상현 대변인은 이날 "현 상황에서는 북한에게 일말의 구실거리도 주지 말아야 한다."며 "그래서 이번 민간단체들의 결정은 넓은 안목에서 내린 지혜로운 결정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변인은 이어 "북한은 두 가지를 요구해왔다. 그 중 하나인 전단지 문제는 이제 해결됐다. 남은 6·15, 10·4선언 이행 문제는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대화를 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우리는 시간, 장소를 불문하고 어떤 수준에서든 남북대화에 응해 올 것을 북측에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4) 이에 앞서 북한의 12.1 통행 제한 조치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나서서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했다죠?

네, 그렇습니다. 개성공단 기업대표들은, 그저께 집단으로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나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이들은 남북 당국간 비방전단 살포 금지 합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개성공단내 기업 경영이 존폐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한 대표는 "북한에서는 대단히 노이로제가 걸려 있다."면서 "그래서 그게 심화된다고 그러면 개성공단까지도 위험하지 않겠냐."고 털어놨습니다. 이에 대해 김문수 지사는, 최선을 하겠지만 경기도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 문제를 풀려면 중앙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5) 끝으로, 한국 통일부가 오늘 평양에서의 각종 교류협력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밝혔다는데, 무슨 내용입니까?

네, 통일부는 남북 간 육로통행의 제한·차단을 담은 12.1 조치가 시행된 이후에도 평양에서의 각종 교류협력과 인도적 지원 사업 등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 "기업들은 특별하게 지연된다든가 연기된다든가 그러한 보고가 없었습니다. 기업들은 예정대로 현장을 방문하고 사업을 추진한다. 하는 얘기가 있었고..."

김 대변인은 또 평양에서 이뤄지는 인도적 대북 지원 사업과 관련해 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 평양 병원공사 지원을 위해 방북했고 다른 3~4개 단체들도 이달 중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부 단체들의 경우 연말 사업을 내년으로 미루거나 내년에 다시 협의하자는 요청이 온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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