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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조치 북한 대외신뢰도에 부정적 영향’


북한이 1일부터 실시한 군사분계선을 통한 육로 통행 제한 조치는 북한경제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아도 핵 문제 등으로 좋지 않은 북한의 대외 신인도가 더욱 추락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지난 1일부터 개성관광과 남북 간 철도 운행을 중단하고, 개성공단에 상주할 수 있는 한국 측 인원을 8백80명으로 크게 줄이는 이른바 '12.1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는 것은 물론 그동안 남북 간 각종 경제협력을 통해 적지 않은 혜택을 본 북한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평화 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북한이 남북한 간에 합의된 경제협력 사업들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북한의 대외 신인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존 박 연구원은 현재의 투자자들이나 앞으로 북한에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은 북한의 이번 일방적 조치와 관련, 북한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안전한 일인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특히 다른 현금 수입원이 극히 제한돼 있는 북한 정부가 남북 간 통행을 차단하고 개성공단의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결코 합리적인 조치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의회의 초당적인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12.1조치와 관련해, 북한 측이 적어도 개성공단은 계속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측의 이번 조치로 개성공단에 대한 새로운 투자가 사라지는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닉쉬 박사는 이번 조치는 개성공단의 성장 잠재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지금과 같은 환경 아래서 개성공단에 대한 투자 확대나 새로운 투자를 모색하려는 한국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있는 서울 숙명여자대학교의 이영섭 교수는 다소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 해외자본 유치 같은 것도 여러 가지 요인 중의 하나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결정적인 문제는 북한이 그렇게 되기가 힘들다는 거예요."

이 교수는 12.1 조치로 북한의 대외 이미지가 더욱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미지는 이미 좋은 편이 아니었고, 해외투자 유치가 용이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12.1조치 이전에도 북한의 대외 신인도는 세계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했고, 금융체제나 관행이 국제적 수준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북한에 쉽게 돈을 빌려줄 국제금융기관은 없는 실정입니다.

한편, 의회조사국의 닉쉬 박사는 12.1조치가 북한주민들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닉쉬 박사는 북한주민들은 너무 가난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12.1 조치를 결정한 북한의 집권 엘리트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닉쉬 박사는 말했습니다.

닉쉬 박사는 북한에서 남북경협의 최대 수혜자는 엘리트 층이었다면서, 만일 북한 지도부가 엘리트 층의 경제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른 수입원을 찾지 못하면 일부 대남 강경 조치에 대해 해제를 검토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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