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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권, 대북정책 논란 가열


한국 정치권이 대북정책 논쟁에 휩싸였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논란의 중심으로 나선 가운데 야당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시대착오적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1) 한국 야당 3당 대표들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대북정책을 전환하도록 촉구했다지요, 어떤 내용입니까?

네, 민주당 등 야 3당 대표들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등 야3당 대표들이 어제 만나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 뒤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했는데요.

이들 대표는 남북관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현재의 대북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평화기조가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에 의해서 통째로 흔들리고 뿌리가 뽑히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 우리는 힘과 지혜를 모읍시다."

이들은 이어 6.15 선언과 10.4 선언을 현 정부가 반드시 이행할 것을 요구하면서, 실효성 없는 비핵 개방 3000 정책은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야 3당은 앞으로 남북관계발전기본법 개정과 보수단체의 삐라 발송을 제한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등 입법 작업에서도 적극 공조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진행자 2) 이에 대해 여당인 한나라당은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죠?

네, 그렇습니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해 시대착오적인 반정부 투쟁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특히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질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해 야 3당 대표들이 김 전 대통령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반정부 투쟁 지시를 충실히 따르는 꼭두각시 정당이 되겠다는 잘못된 선언일 뿐입니다."

박희태 대표는 더 나아가 "북한 스스로 문을 닫은 것을 두고 마치 오히려 한나라당의 정책이 북한의 비위를 거스르고 북한이 문을 닫는 계기를 만든 것처럼 국민들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며"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 한마디를 따르는 종북적인 접근으로 북한이 문을 꽁꽁 더 닫을 수 밖에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3) 한국 정치권에서 대북정책 논란이 가열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달 27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면서 논란의 불을 지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강기갑 대표 등 민노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파탄 내려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들어 남북 관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도 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이제부터 3자가 힘을 합쳐 공동대응에 나서라고 주문했습니다.

이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직설적인 비판에 나섰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씨의 국기 문란에 대해 국민은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돈을 퍼줘서 핵실험을 하게 한 장본인은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4) 정치권의 대북정책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남한정부 길들이기' 전략에 야3당이 말려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잘못은 북한에 있는데 한국 정부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것입니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은 남북 육로 통행 제한 등의 강경 조치를 취하고 있는 북한에 있다"면서 "북한이 '남한 정부 길들이기' 전략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그 책임을 이명박 정부에게 묻는 것은 북한의 대남전략에 끌려가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송 연구위원은 "실제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상황"이라며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마치 '황금어장'처럼 말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허구성을 이성적으로 접근해야지 감성적으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5) 오늘 서울에서는 북한에서 태어나 자란 탈북자 출신 대학생과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대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부의 대북정책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지요,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네. 이들 대학생은 김대중 정부 시절의 햇볕정책과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비핵 개방 3000'에 진지한 자세로 날카로운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이 오늘 연 `남북한 학생들이 본 한반도, 그리고 한반도 문제' 토론회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는데요.이들 탈북자 대학생과 한국 측 대학생과의 주장은 엇갈렸습니다.

탈북자 출신 대학생들은 대체로 햇볕정책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쓴소리를 내놓았습니다. 한국외대 정외과에 재학중인 김영일 씨는 "햇볕정책은 투자한 돈에 비해 북한의 변화가 미미하다"면서 "인도적이라고 하지만 남한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한국 측 대학생들 사이에는 햇볕정책을 옹호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이 잇따랐습니다.

서울대 정치학과에 다니는 임우섭 씨는 "햇볕정책은 지원의 범위와 용처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 바람직하다"면서 "북한에 대한 지원을 무작정 반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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