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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혁개방 30주년 특집] 30년의 성과와 전망


중국이 다음 달로 개혁개방 30주년을 맞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25일부터 `중국 개혁개방 30년'을 조망하는 특집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순서로 이연철 기자가 개혁개방을 통해 세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중국의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1970년대와 80년대 중국 수도 베이징은 출퇴근 시민들의 자전거 행렬이 거리를 메웠습니다.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 보급된 자전거는 한 때 부의 상징으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자전거는 중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고, 1990년대 들어서는 서민들의 발로 폭넓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베이징 거리에서 자전거는 점차 사라지고, 대신 자동차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해마다 고속성장을 계속하면서 2007년 기준으로 세계 자동차 판매 2위국, 생산 3위국으로 입지를 굳혔습니다. 베이징은 지금 넘쳐나는 자동차들로 인한 교통체증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거리의 이 같은 변화는 중국 개혁개방 30년의 성과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30년 간 연 평균 10%를 웃도는 고도성장으로 중국인들의 생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1978년 2억 5천만 명에 달하던 절대빈곤 인구는 2천만 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기아에 시달리는 주민은 사라졌습니다. 반면, 빠른 성장으로 중산층이 급격히 늘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5천만 가구 이상의 중산층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중국 동부 해안의 상하이를 가득 채운 고층 상가건물들은 중국인들의 높아진 생활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이 가장 갖고 싶은 세 가지 물건은 자전거와 재봉틀, 손목시계였습니다. 1980년대 말부터는 컬러텔레비전과 세탁기, 냉장고로 바뀌었고, 1990년대 말부터는 자동차와 아파트, 첨단 휴대전화로 변했습니다.

먹고 살만해진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에 적극 나서면서, 이제 중국인 관광객은 세계 곳곳에서 쉽게 눈에 띕니다. 지난 1978년 20만에 불과하던 중국인 해외관광객은 2006년에 약 3천5백만 명으로 1백73배 늘었고, 앞으로 10년 뒤에는 1억 명에 이를 전망입니다. 중국인들은 이제 루이뷔통이나 구찌 같은 세계적 명품의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고, 최근에는 호화 요트가 중국 부유층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중국경제 전문가인 앨버트 카이델 박사는 30년 전과 지금의 차이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말합니다.

중국이 경제개혁에 착수한 이후 수 십 차례 중국을 방문한 카이델 박사는 특히 2000년대 이후 중국의 급속한 발전은 1990년대 경제개혁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6년 1월 중국을 방문한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의 발전상에 충격을 받아 밤 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01년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는 천지개벽이라는 말로 중국의 변화에 놀라움을 나타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의 발전은 수치 상으로도 입증됩니다. 지난 30년 간 국내총생산 GDP는 58배, 1인 당 GDP는 42배 이상 증가했고, 무역액은 85배, 외환보유액은 1천 배 이상 늘었습니다.

개혁개방 이전 세계 최하위 수준이던 중국의 경제력은 지난 해 미국과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했고, 올해는 독일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8년 3%에서 지난 해 7%로 2.5배 증가했고,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국제경제 전문가인 딕 낸토 박사는 개혁개방이 없었다면 중국경제의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낸토 박사는 중국은 정부의 각종 규제 철폐로 신속한 성장이 가능했다며, 이를 통해 세계 다른 나라들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사회안정을 유지함으로써 세계적인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고 낸토 박사는 밝혔습니다.

지난 8월8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올림픽 개막 선언과 함께 베이징의 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불꽃놀이는 30년에 걸친 개혁개방의 성과를 자축하는 축포로 여겨졌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림픽을 통해 세계 일류국가로의 도약을 알렸다고 지적합니다. 중국은 또 지난 9월, 세 번째 유인우주선 발사를 통해 세계 정상급의 과학기술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습니다. 경제특구로 지정된 동부 연안도시들은 고속성장을 이어간 반면 농촌 지역은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빈부 격차도 확대됐습니다. 부유층 10%가 전체 국민소득의 38% 이상을 차지한 반면, 인구의 10%는 평균 국민소득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연구원인 서울 숙명여자대학교의 국제경제 전문가 이영섭 교수는 중국도 고속성장에 따른 상대적 격차를 피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워낙 빨리 성장하다 보니까 성장의 물결을 타고 무지무지하게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런 성장의 물결을 타지 못한 사람들은 15세기, 16세기의 생활을 그대로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중국 정부가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지도부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따뜻하고 배부르게 먹고 사는 '원바오'문제를 해결했다고 선언한 중국 지도부는 국민 모두가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샤오캉'사회 건설을 국가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성장 보다는 분배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입니다.

중국은 개혁개방 30년을 부흥의 길로 자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0년, 중국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발 금융위기로 국제적 경기침체에 빠진 현재 전세계는 중국경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의 낸토 박사는 단기적으로는 중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어려움을 겪겠지만 2010년 쯤에는 다시 높은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카이델 박사는 중국경제의 미래를 좀 더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카이델 박사는 중국은 지난 30년 간 매우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이뤘을 뿐 아니라 앞으로 수 십 년 동안 계속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경제가 2010년부터는 다시 10%대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카이델 박사는 중국은 2035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미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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