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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군부, 총리 사임 권고


태국의 정국 불안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방콕의 국제공항을 점거해서 공항이 폐쇄되고,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의 충돌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군부도 총리가 사임해서 정국 불안을 가라앉혀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태국 정치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MC: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몇 달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결국 국제공항이 폐쇄되는 사태까지 가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8월부터 정부 청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여왔는데요, 지난 25일에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수도 방콕의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들어가서 공항 청사를 점거하고 관제탑까지 장악했습니다. 공항의 기능이 모두 마비된 건데요, 태국 당국은 항공기 운항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공항을 폐쇄했습니다.

MC: 방콕 국제공항까지 폐쇄됐다면 파급효과가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공항이 폐쇄되면서 당장 외국 항공기들이 태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도 어제 태국 방콕으로 가는 항공편을 모두 취소해서 1천 명이 넘는 승객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공항에 나왔던 외국인들의 발도 묶였습니다. 수천 명의 외국인 승객들은 언제쯤 태국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알 길이 없다며 발을 동동 굴려야 했습니다. 태국의 관문인 수완나품 국제공항이 폐쇄된 만큼, 태국 전체가 인질로 붙잡힌 셈이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MC: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 사항은 뭡니까?

기자: 시위대는 솜차이 총리가 사임하고, 국회도 해산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솜차이 내각이 퇴진하기 전에는 공항 점거를 풀지 않겠다는 게 시위대의 입장입니다.

MC: 반정부 시위대가 솜차이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반정부 시위대는 솜차이 총리가 부정부패에 물든 탁신 전 총리의 꼭두각시일 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탁신 전 총리는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집권기간 동안 있었던 각종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 8월 영국으로 망명해 버렸습니다. 태국 정부는 탁신을 태국으로 데려와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하라는 시위대의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게다가 솜차이 총리는 탁신 전 총리 여동생의 남편으로, 서로 인척관계에 있습니다. 또 솜차이 총리가 소속된 집권 여당 '국민의 힘'당 역시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이 주축이 된 당인데요, 지난 해 12월 총선에서 승리해 권력을 잡았습니다.

MC: 탁신 전 총리의 비리 문제는 현재 어떻게 처리되고 있습니까?

기자: 탁신 전 총리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태국 대법원은 지난달 말 탁신 전 총리가 재임시절 국유지 불법매입과 관련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가 인정된다면서 징역 2년 형을 선고했구요, 다른 비리 혐의에 관해서도 재판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MC: 탁신 전 총리와 현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을텐데, 친정부 시위대가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새벽 친정부 시위대로 보이는 괴한이 반정부 시위대에 폭탄 세 개를 던지고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3명이 다쳤다고 경찰이 밝혔습니다. 지난 25일에는 반정부 시위대가 친정부 시위대를 향해서 권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텔레비전에 방송됐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쇠막대기로 친정부 시위대를 마구 때리기도 했는데요, 사망자가 있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MC: 태국 정국이 불안해지면서 군부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군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군부는 2년 전에 반정부 시위대를 등에 업고 쿠테타를 일으켜서 탁신 전 총리를 권좌에서 쫓아낸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군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는데요, 군부는 솜차이 총리가 물러나고 국회를 해산해서 총선거를 다시 치르는 게 순리라는 입장입니다. 아누퐁 파오친다 육군 참모총장은 어제 (26일) 재계 지도자들과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누퐁 총장은 정부에 제안을 하는 것일 뿐, 쿠테타를 일으킬 생각은 없다면서 결정은 정부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MC: 솜차이 총리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정부 대변인이 직접 텔레비전에 나와서 군부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솜차이 총리가 물러날 뜻이 없고 국회를 해산할 뜻도 없다는 점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고, 이런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겁니다.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뽑힌 총리가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에 굴복해 정권을 내주는 건 옳지 않다는 게 솜차이 총리 측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태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는데다, 정국 불안까지 겹쳐서 솜차이 총리로서는 아주 어려운 상황에 몰려 있는 상황입니다.

MC: 지금까지 태국 정치상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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