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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나는 오바마 행정부 외교안보팀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어제 새 정부 경제팀을 발표한 데 이어 조만간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고위직 인선도 발표할 예정입니다. 유미정 기자와 함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에 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미정 기자, 새 정부 인선과 관련해 앞으로 남은 최대 관심사는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 정책 관련 핵심 요직에 누가 임명될까 여부인데요. 국무장관에는 힐러리 클린턴 뉴욕 주 상원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장관 후보로는 그동안 클린턴 상원의원과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유력하게 검토됐었는데요, 최근 리처드슨 주지사가 상무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사실상 클린턴 의원이 국무장관으로 확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클린턴 의원이 오바마 당선자의 국무장관직 제안을 수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의원이 국무장관에 임명되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과 현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 번째 여성 국무장관이 되는데요. 미국의 외교정책을 진두지휘할 외교사령탑으로서 차기 국무장관은 어떤 과제들을 안게 됩니까?

기자: 네, 오바마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중 전세계적으로 추락한 미국의 위상을 끌어 올리겠다고 공언했는데요, 이에 따라 미국의 위상을 높이고, 지금까지 소원했던 나라들과의 외교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차기 국무장관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라크 전쟁 종결과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 강화, 중동 지역 평화 문제,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해결 등이 우선적인 대외정책 과제로 떠올라 있습니다.

진행자: 국방장관에는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의 유임이 유력하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이츠 장관 유임설은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인사라도 능력만 있다면 기용하겠다는 오바마 당선자의 실용주의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보입니다. 오바마 당선자는 유세 기간 중 이라크에서 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책임 있는 방식으로 현재 진행 중인 이라크 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실험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는 측면에서 게이츠 장관 유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는 제임스 존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군 사령관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들리는군요?

기자: 네, 4성 장군 출신인 존스 전 사령관은 여러 조직들 간의 이견을 무리 없이 조정, 조율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춘 인물로 평판이 높다고 합니다. 부시 행정부 내에서는 관련 부처간 의견조율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오바마 당선자는 이런 점을 감안해 존스 전 사령관을 사실상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했다고 합니다. 존스 전 사령관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맥케인 상원의원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1970년대 현역 시절 당시 군 장교였던 맥케인과 함께 의회 연락장교로 근무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일부에서는 미국 외교가 강경으로 기울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한다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클린턴 의원의 경우 대외정책과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 강경파로 통하는데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북한과 이란의 지도자들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 오바마 후보의 발언을 '순진한 발상' 이라고 공격하는 등 외교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내보인 바 있습니다.

또 게이츠 국방장관이나 제임스 존스 전 나토 군 사령관은 제럴드 포드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보수파인 브렌트 스코크로프트의 제자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등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당선자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헨리 키신저와 함께 미국 외교의 3대 거물로 평가되는 스코크로프트와 최근 몇 달 동안 자주 통화하면서 외교안보 문제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고 전했는데요, 결국 오바마 당선자가 외교안보 정책의 조언을 구하는 인물이나, 또 핵심 요직에 발탁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의 성향이 오바마 당선자의 진보 노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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