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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조치에 유감 표명, 철회 촉구


한국 정부는 24일 나온 북한 당국의 대남 강경 조치에 강한 유감을 나타내면서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특히 남북관계와 관련, 북한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선 북측이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적 조치까지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24일 나온 북한 당국의 조치에 대해 관련 부처 회의와 청와대 안보관계 장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잇다른 대책회의를 통해 북한 측이 이번 조치를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한편 대북정책과 관련해 기존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남북 간 육로통행과 경제 협력사업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서 이를 제한하고 중단시키는 북한 측 행위는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후퇴시키는 매우 엄중한 사태이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도 이날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 대한 현안 보고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대북 강경론자가 아니며 일관되게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을 이행하려고 노력하는 데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연일 비난만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특별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의 반응은 뚜렷하게 엇갈렸습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차명진 대변인은 "북한이 또다시 협박을 시작했다"며 "삼척동자도 뻔히 속셈을 아는 다람쥐 쳇바퀴 돌리기식 버티기 전략을 그만하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수십, 수백 차례 경고했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국민과, 심지어는 보수 인사들의 경고까지 무시한 이명박 정부의 전적인 책임"이라고 한국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강경 조치와 한국 정부의 기존 입장 고수가 맞부딪치면서 현재로선 남북관계의 해법을 찾기가 어려울 전망입니다.

현재 한국 내 남북 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북한 당국이 극단적인 조치로까지 나아갈지 여부에 대해 엇갈린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성배 박사는 북한 측이 마지막 남은 카드로 개성공단 폐쇄까지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 박사는 북한의 이번 조치는 한국의 최고위급 수준에서의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대통령을 겨냥했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워낙 조치가 강해서 최고위급 정책 결단이 아니면 이건 풀어서 복원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해외에서 하신 말씀에 대해서 북측이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남측 대통령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라, 최고위급 차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박사는 "2006년 핵 실험 등 북한이 이번 조치보다 더 충격적인 조치를 취했을 때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태도를 바꿨었다"며 파국으로까지 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백 박사는 북한 측의 이번 조치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 방식과 관련한 발언과 유엔 인권결의안에 한국 정부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에 자극 받은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이런 부분보다는 우리 대통령의 그 자우민주주의 체제로 통일돼야 할 거다, 이 부분에 자극 받았고, 인권 문제에 대해서 유엔 인권결의안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 자극 받아서 빨리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개성관광 사업을 주도해 온 한국의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관광까지 중단된다는 소식에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현대아산은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지만 사태의 본질이 정치적인 문제여서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성관광 중단으로 현대아산이 입을 예상손실액은 연말까지 8억여원 정도로 규모 면에서 크진 않습니다. 하지만 개성관광이 중단되면 총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대북 관광사업이 완전히 없어지게 됩니다.

또 12월 개성관광 예약 손님은 4천2백 여명으로 북측의 조치가 강행될 경우 환불 조치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남북 화합의 상징적 의미가 컸던 경의선 남북 열차 운행도 중단 위기를 맞아 남북관계가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의선 남북 철도는 1951년 서울-개성 간 운행이 중단된 이후 56년여만인 지난 해 12월11일 다시 연결됐습니다.

이는 지난 해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합의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조치로 1년여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습니다.

사실 이 열차 운행은 경제적으론 남북 모두에게 실익이 없었습니다. 열차운행이 재개된 지난 해 12월11일부터 올 4월 말까지 4개월 간 화물열차가 운행한 87일 가운데 실제 화물을 실어나른 날은 11일에 불과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박사는 "열차 운행은 경제적으론 남북 모두에게 부담이었다"며 "하지만 열차 운행의 중단은 그만큼 남북관계가 뒷걸음질 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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