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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찬반 노쟁 시끄러운 미국 자동차 업체 구제금융


(문):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이 자리에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 내내 미국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소식은 역시 국내 3대 자동차 업계에 대한 지원을 놓고 벌어진 논쟁이었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주 이 시간에, 어려움에 빠진 자동차 회사들, 특히 GM 얘기를 해드렸죠? 이 자동차 회사들을 정부가 지원해야 하느냐 마냐의 문제를 두고 미국이 들썩였던 그런 한 주였습니다. 특히 18일, 19일 미국 상.하원 청문회에는 빅 3, 즉 GM,포드, 크라이슬러사의 최고 경영자들이 나와, 자동차 회사에 지원을 해줄 것을 의회에 강력하게 요청했습니다.

(문) 현재 자동차 업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여부를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태죠?

(답) 그렇습니다. 그럼 먼저 정부지원을 찬성하는 측을 살펴볼까요? 찬성하는 진영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와 민주당 그리고 전미자동차노조 등입니다. 특히 오바마 당선자는 지난 주 cbs 방송의 60 minutes란 프로에 출연해 이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문) 오바마 당선자, 자동차 회사들이 무너지면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자동차 회사들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내년에 들어설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 그리고 전미자동차 노조측은 정부가 신속하게 자금지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죠? 특히 민주당 측은 의회가 승인했던 7천억 달러 규모의 금융구제기금에서 250억 달러를 떼내, 이 돈을 자동차 회사에 지원하겠다는 그런 입장입니다. 하원의 재무 위원장이죠? 프랭크 바니 의원과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몰려 있는 미시간 주의 칼 레빈 상원의원이 이런 내용의 법을 준비하고 있고요, 이 같은 방안은 현재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문) 민주당 입장으로서는 자동차 회사에 대한 자금지원이 효과를 보느냐, 못 보느냐라는 차원을 떠나서, 자동차 노조와 또 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지역이 대부분 민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를 외면할 수 없다는 그런 지적도 있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이번 자동차 회사 지원을 둘러싼 논쟁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경제적인 논리 말고도, 눈에 보이지 않는 복잡한 사정에 따라 펼쳐지고 있죠? 현재 미국의 민주당은 국내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체결에 상당히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체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이런 민주당의 입장을 잘 보여주는 예죠. 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됐을 때 민주당은 공화당이, 쇠고기를 한국에 팔기 위해서 자동차 산업에서 한국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고 불만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문) 특히 오바마 당선자는 이 협정이 체결됐을 때부터 반대를 하지 않았습니까?

(답)그렇습니다. 오바마 당선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특히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항목이 미국에 불리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협정을 반대한 바 있습니다. 딴 건 몰라도 국내 자동차 산업은 보호하겠다, 뭐 그런 의지의 표시였죠? 이런 사정들을 고려하고, 또 현재 자동차 회사들의 상황이 너무 어려운 상태기 때문에, 이제 의회와 백악관을 장악한 민주당이 자신들의 중요한 지지기반인 자동차노조를 위해 뭔가를 해야만 하는 시점인거죠. 이런 저간의 사정들도 이 민주당이 자동차 회사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 미국의 자동차 업계는 경제에서도 중요한 일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 얘기를 좀 더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현재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지원에 반대하는 진영은 누군가요?

(답) 네, 현 부시 행정부와 대다수의 공화당 의원들 그리고 주요 언론들과 학계 등이 반대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문) 이들 반대진영의 논리는 대개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경제논리로는 직접 지원보다는 파산신청을 통한 회생이 더 이익이다라는 이유가 되겠고 두 번째는 이익을 못내는 회사는 망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원리에 맞다, 뭐 그런 이유 아닌가요?

(답) 그렇죠. 그런데 특히 공화당이 자동차 회사들을 살리는 것을 주저하는 모습이 눈에 띄죠? 현재 돌아가는 상황으로 볼 땐 민주당이 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을 통해서 자국 내 산업을 보호하려는, 일종의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것 같고요, 반면에 공화당측은 기업의 운명은 시장에 맡기자는, 그런 시장논리에 부합하는 자유무역주의를 내세워서 이 자금지원을 주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공화당 내에서 자동차 회사에 대한 지원을 적극 반대하는 3명의 상원의원이 눈에 띄는데요, 바로 모두 공화당 소속입니다. 앨라바마 주의 리처드 셸비, 그리고 제프 세션즈 상원의원,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제임스 드민트 상원의원입니다. 리처드 셸비 의원, 최근 방송에 출연해 발언한 내용이 화젠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문) 셸비 의원, 미국에는 매일 문을 닫는 회사들이 있고 새로운 기업들이 또 그 자리를 채운다고 하면서, 요즘 어느 은행이 미국 자동차 회사들에게 돈을 꿔 주겠냐라고 반문하는군요?

세션즈 의원은 자신의 출신 주인 앨라바마 주에 있는 자동차 산업은 튼튼하다면서,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가 망한다고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다라는 얘기군요?

(답) 그렇죠? 외형상으로 보면 이들 두 의원은 완고한 시장주의와 자유무역주의를 내세워, 자금지원을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죠? 물론 그런 이유가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제가 볼 때 더 중요한 사실은 이들 3명 의원의 출신주인 앨라바마 주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 외국의 자동차 기업들, 즉 한국의 현대 차를 비롯해서 도요타, 혼다, 독일 다임러 사와 그리고 BMW사의 현지 조립공장이 위치해 있는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이 외국 자동차 공장이 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을 생각하면 이들 의원들이 미국 자동차회사를 지원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이해가 가죠? 전문가들에 따르면 만약에 미국의 소위 빅 3가 무너지면, 이들 외국 자동차 회사가 현지생산을 늘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걸 보면 지역경제 상황을 무시할 수 없는 의원들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지원안이 탐탁치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든 현상의 이면에는 숨겨져 있는 다른 모습들이 있는데, 이런 소식을 들으면 어쩌면 국가경제를 위한다고 하면서도 모두들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지금이야말로 개인의 이익과 전체의 이익을 조화시키는 그런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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