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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대북정책 기조 유지필요” - 미국 전문가들


미국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과 다양한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지원도 계속해야 하지만 현재의 정책기조를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들은 최근 북한이 취하고 있는 대남 강경책은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Mitchel Reiss) 박사는 북한 정부의 최근 잇따른 대남 공세와 관련, 한국 정부가 대북정책 기조를 바꿔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인내심을 갖고 대북정책 기본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버지니아 주 소재 윌리엄 앤 메리 대학의 부학장인 리스 박사는 한국 정부는 과거 노무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에 여러 가지 인도적, 에너지 지원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거절한 것은 북한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스 박사는 다만 한국 정부가 현재의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과 다양한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대북 지원도 계속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리스 박사는 북한 측이 남한 민간단체의 삐라 살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접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쉬 박사도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수뇌부는 외부에서 제기된 김정일 위원장 건강 악화설이 삐라를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강경 태도는 궁극적으로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윌리엄 앤 메리 대학의 리스 박사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기간 중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지적하며, 북한은 한국과의 대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조만간 미국과의 직접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에서는 이명박 정부에 강경노선을 취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설명입니다.

닉쉬 박사도 북한은 오바마 차기 미 행정부로부터 한국을 배제한 미-북 양자대화에 대한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닉쉬 박사는 또 북한은 과거 노무현 정부가 2007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내 대규모 기간시설 건설을 위한 지원을 조건 없이 승인하도록 이명박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판문점을 통한 육로 통행 제한에 이어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사업을 전면 중단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닉쉬 박사는 최근 평양에서 새 건물 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중국 등으로부터 현금이 유입됐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수입원이 있을 경우 북한이 한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개성공단 사업을 희생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반면 리스 박사는 북한이 수출하는 광물의 국제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불법거래도 힘들어진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닫게 되면 북한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진다며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낮게 점쳤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진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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