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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침체에 따른 폭력 소요 증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곳곳에서는 폭력 소요 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중국 공산당 일당독재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공안 당국에 질서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 지난 17일 중국 북서부 간쑤성 롱난 시에서 시위대가 시 정부청사를 공격하는 폭력 사태가 발생했는데요, 먼저 이 소식부터 정리해 주시죠?

이= 네, 롱난 시 시위대는 지난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정부청사 사무실들을 약탈하고 경찰차를 불태우는 폭력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경찰과 당국자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둘렀으며, 정부 건물 유리창을 부수고 오토바이와 자전거 등에 닥치는 대로 불을 질렀습니다. 경찰은 시위대에 자진해산을 권고하다가 실패하자 곧바로 진압 작전에 들어가 사태를 진정시켰는데요, 일부 폭력 시위대를 행해 최루가스를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당국자들은 약 60 명이 부상했다면서 시위 가담자는 2천 명 정도라고 밝혔지만, 목격자들은 시위 군중이 1만 명 이상으로 불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는 몇 명이 사망하고 학생 3명이 중상을 입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폭력 소요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현지 주민들은 정부청사 이전 계획이 시위를 촉발시켰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정부청사 이전 계획에 따라 살고 있던 집이 헐리게 된 약 30 명이 17일 오전에 시청 앞에 모여 보상을 요구하면서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저녁 때 쯤에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합류하면서 폭력 시위로 변질됐는데요, 이들은 정부청사를 이전하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아울러 일부 시위대는 현재의 정부청사가 지진에 취약한 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당국자들의 설명에 대해, 롱난 시가 그렇게 지진에 취약하다면 2백60만 명의 시민들도 다 함께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롱난 시 시위는 중국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는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밖에도 최근 들어 중국 곳곳에서 폭력 시위가 일어나고 있죠?

이= 그렇습니다. 최근 6개월 간 중국 언론이 보도한 대형 폭력시위만 해도 10건이 넘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중국 남부의 주강 삼각주 지역에서 수많은 제조업체들이 도산하거나 철수했는데요,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밀린 임금 등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또 이달 초 충칭 시에서는 택시운전자들이 불법 자가용 영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라고 요구하는 파업을 벌이며 차량들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했고, 이 같은 파업은 다른 도시들로도 급속하게 확산됐습니다. 이밖에 지난 주 선전 시에서는 한 남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교통경찰이 던진 무전기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시민들이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의 중국 내 이 같은 시위 사태는 과거와는 다른 이유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지요?

이= 그렇습니다. 과거에도 중국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종종 발생했는데요, 경제 개발 과정에서 토지를 몰수당하게 된 농민들의 항의 시위나 정부 당국자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항의 시위가 주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시위들은 경기 침체 문제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공장 폐쇄와 감원 등으로 귀향길에 오르는 노동자들이나 일자리를 잃고 도시 빈민으로 전락한 사람들이 사회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선전 시 시위에 생활고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까지 가담하면서 시위가 격화된 것이 현재의 상황을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기업정보 제공업체인 'IMA 아시아'는 중국의 정치 위험 등급을 '낮음'에서 '중간'으로 끌어 올렸는데요, 건설업과 수출업체들에 고용됐던 이주 노동자들이 대량 해고의 위험에 처하면서 중국 사회 내의 대규모 시위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 공산당 일당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사회안정을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는 중국 정부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이= 중국 정부는 공안 당국자들에게 국제 금융위기의 와중에 안정 유지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멍젠 주 중국 공안부장은 지난 18일 공안 지도부 회의를 소집해, 국제적 금융위기로 인한 도전을 잘 인식하고 사회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 성장 보다 분배를 강조하던 공산당 지도부는 다시 성장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성장이 위축되면 사회불안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데요, 중국 정부가 얼마 전에 5천 8백 60억 달러 규모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는 등 경제 살리기에 나선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지난 17일 지방 정부에 내려 보낸 통지를 통해 최저 임금을 당분간 인상하지 말 것을 지시했는데요, 노동자의 권익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해소함으로써 고용을 보장해 감원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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