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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핵 검증, 미국 새 행정부 대북관계 시금석’


북한의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지난 4일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리근 국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바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에서의 미-북 관계 개선 가능성을 살피기 위한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국장 일행이 4일 미국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전미외교정책협의회 (NCAFP) 초청으로 미국에 온 리근 국장은 국무부의 성 김 대북 교섭 특사를 만날 예정입니다. 성 김 특사는 7일 리근 국장과 북 핵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근 국장은 뉴욕에 머무는 동안 전미외교정책협의회가 주관하는 한반도 문제 학술토론회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토론회에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등이 참석합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리근 국장이 두 가지 임무를 띄고 뉴욕에 온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국무부의 성 김 특사를 만나 북 핵 검증 문제를 마무리 짓는 것입니다. 리근 국장은 아울러 오바바 당선 이후 미국 내 분위기를 파악하고 미-북 관계 개선 가능성을 살필 것이라고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오는 10일까지 뉴욕에 머무는 리근 국장이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선출된 오바마 당선자 측 인사들과 접촉할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폴 챔벌린 씨는 양측이 물밑접촉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폴 챔벌린 연구원은 만일 리근 국장이 오바마 진영에서 한반도 정책을 담당하는 프랭크 자누지를 만나고 싶어 한다면 면담이 이뤄질 공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당선자 측과 북한 당국 간에는 아직 공식채널은 없지만 양측은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관계 개선 의사를 내비쳐 왔습니다.

먼저 신호를 보낸 것은 오바마였습니다. 오바마는 대선 기간인 2월부터 몇 차례에 걸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의사를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평양 당국이 미-북 직접 대화를 강조하는 오바마의 발언을 내심 반겼을 공산이 크다고 말합니다. 북한은 지난 10년 이상 미-북 직접 접촉을 희망해왔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평양을 다녀온 미국 조지아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 교수는 한국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최고위층이 미국 차기 정부의 정치 행보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해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기를 굉장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내년 1월에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북 관계가 개선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바마 당선자가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데다 북한 문제에 밝은 참모가 많이 포진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반도 문제 담당자인 프랭크 자누지 같은 사람은 현실주의자이기 때문에 그럴 공산이 크다고 폴 챔벌린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챔벌린 연구원은 프랭크 자누지는 북한을 선악의 이분법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식하려는 현실주의자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 핵 검증 문제가 앞으로 미-북 관계를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당선자 진영은 북한 핵 검증을 상당히 중시하는데, 만일 북한이 이를 회피하거나 소극적일 경우 오바마 진영은 평양을 ‘믿을 수 없는 존재’로 간주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폴 챔벌린 연구원은 만일 북한이 검증 문제를 소홀히 다룰 경우 미국의 새 행정부는 북한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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