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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첫 흑인 대통령이냐, 최고령 대통령이냐’


오늘 미국 전역에서 실시되는 선거에서는 제 44대 대통령 뿐아니라 주지사, 연방 의회 상하 의원, 주 의회 상하 의원 등 각종 선출직 공직자들이 선출됩니다. 이번 선거는 특히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주요 정당인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국 선거의 특징과 의미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문: 미국 동부 뉴햄프셔 주를 시작으로 오늘 오전부터 본격적으로 투표가 시작됐는데요. 이번 선거가 갖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 좀 살펴볼까요?

답: 우선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민주당 바락 오바마 후보는 올해 초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제치고 승리하면서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주요 정당의 후보가 됐구요, 오늘 선거에서도 이긴다면 미국 건국 2백32년 만에 첫 흑인 대통령이 됩니다. 오바마 후보는 어제 최종 발표된 지지율 조사에서 공화당의 존 맥케인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에서도 이제 흑인 대통령, 소수계 출신 대통령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높은 상태입니다.

문: 과거 미국의 흑인들이 노예제도 아래서 고통 받았고, 또 20세기 들어서도 인종차별의 벽에 막혀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큰 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화당 맥케인 후보가 당선되면 정치적으로 어떤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되죠?

답: 맥케인 후보는 올해 72살인데요, 당선될 경우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 당선자가 됩니다. 또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는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 되는데요. 부통령은 대통령 유고시 대통령 직을 대신 수행하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첫 여성 부통령이 탄생한다면, 미국 여성의 정치력 신장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장을 열게 되는 것이죠.

문: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대통령 선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동안의 선거 열기도 어느 때보다 뜨겁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 각 당 후보들의 대선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예비선거와, 전당대회 등을 거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과 열기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인터넷이 주요 선거운동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젊은층이 많이 참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해는 또 미리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주들에서 조기 투표 참여율이 높았는데요. 아직 공식집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30개 주에서 2천9백만 명이 조기투표를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유권자들의 조기투표 열기에 힘입어 최종 투표율도 6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요, 이렇게 되면 1908년 이후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하게 됩니다.

문: 대선 후보들의 선거전도 치열했죠?

답: 그렇습니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후보와 맥케인 후보가 벌인 선거전에서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선거자금과 인력이 동원됐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올해 두 후보가 10억 달러의 선거자금을 지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당시 조지 부시 후보와 존 케리 후보가 모금했던 6억8천만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액수죠. 특히 민주당 오바마 후보는 인터넷을 이용한 소액 기부자들의 참여에 힘입어 7억 달러 이상을 모금해서 미국 정치권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대선 후보들은 선거자금의 상당 부분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등의 광고를 통해 자신의 공약을 알리는 데 사용하는데요. 오바마 후보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난 주 여러 텔레비전 채널의 황금시간대에 30분 간 특별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문: 자, 이번에는 각 주별로 실시되는 의회 선거와 지방선거들을 좀 살펴볼까요?

답: 네 오늘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 외에도 연방 상하원 선거와 11 개 주의 주지사 선거 등이 실시됩니다.

연방 상원의 경우 2년 전 선거에서 민주당이 전체 1백석 중 51석을 차지하면서 다수당이 됐습니다. 올해 선거에서는 1백석 중 35 석을 새로 선출하게 되는데요, 공화당 지지도가 하락하면서 민주당 의석이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특히 민주당이 9석 이상을 확보해서 의석을 60석으로 늘리면, 공화당의 의사진행 방해 발언을 막고 표결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에, 상원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문: 하원에서는 어떤 변화가 예상됩니까?

답: 하원의 경우 전체 4백35 석에 대한 선거가 치러지는데요. 하원에서도 현재 다수당인 민주당의 의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역시 최근 경제위기로 부시 행정부에 대한 지지율과 더불어 공화당에 대한 인기가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대선 지지율 조사에서는 오바마 후보가 맥케인 후보에 앞서고 있지 았습니까? 따라서 만약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의 주도권을 모두 차지하게 되면, 미국의 대내외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 오바마 후보는 대북 접근에서 현 부시 행정부보다 유연하고, 직접 대화를 좀더 강조하는 입장이어서 당선될 경우 대북정책도 적잖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올해 미국 선거의 정치적, 역사적 의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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