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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연방법원을 지배하는 미국 보수파 판사들


미국 연방법원을 지배하는 미국 보수파 판사들

(문) 자, 이제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새 대통령이 뽑힙니다.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날 날이 얼마남지 않은 거죠. 그런데 현 부시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연방항소법원 판사들을 보수파로 임명해 미국 사회를 보수적인 방향으로 몰아갔다는 주장이 있더군요?

(답) 네, 미국의 대통령은 대법원을 비롯해 각급 연방법원의 판사에 대한 임명권을 통해서 자신의 신념을 구현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가령 낙태라든가, 총기규제 같은 논쟁이 연방법원으로 올라왔을 때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들이 자신의 견해에 따라 판결을 내리고, 이 판결이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 이유로 대통령의 연방판사 임명권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죠. 그런데 내년 초 퇴임하는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연방항소법원에 보수파 판사들을 임명해 미국사회가 보수적인 방향으로 흐르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인터내셔널 헤랄드 트리뷴지가 보도했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의 법원체계는 한국과 달리 좀 복잡한 편이죠?

(답) 네, 미국정부는 미합중국이란 말이 의미하듯 50개 주가 한 국가를 이루는 연방국이죠. 법원체계도 이와 마찬가집니다. 정부처럼 법원도 연방법원과 주법원으로 이원화돼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민사, 형사사건을 포함한 대부분의 법정싸움은 주법원에서 다뤄지죠. 그중에서 연방법이 규정한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연방법원에서 다뤄집니다. 그런데 연방법원의 중추를 이루는 부분이 바로 이 연방순회 항소법원입니다. 물론 최고의 권위를 가지는 연방대법원이 있지만, 이 대법원은 일년에 약 75건을 처리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법적 분쟁이 연방대법원에 올라가는 게 아니죠. 대부분의 안건은 이 순회항소법원으로 가는데요, 미 전국에 13개가 있는 순회항소법원에서는 일년에 수 만 건을 처리합니다.

(문) 그렇다면 부시 대통령은 이제까지 이 연방항소법원에 보수파 판사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했겠군요?

(답) 네, 부시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모두 61명의 연방항소법원 판사들을 임명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8년 전에 집권할 때 이 보수파 판사의 비율이 50%였는데, 현재는 62%로 늘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현재 13군데의 연방순회법원 중 10군데를 장악하고 있다고 하네요.

(문) 10군데를 장악하고 있는 이들 보수파 판사들, 물론 판결에서도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이들의 판결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이 임명한 판사들은 규제기관이나 개인보다 기업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개인보다 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고요, 사회적 현안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판결을 내리죠. 이런 판결의 가장 최근의 예로는 사우스 다코타 주에서 나온 제8연방항소법원의 판결입니다. 얼마 전 사우스 다코타주의 몇몇 의사들이 낙태는 완전하고 독립적인 생명체를 죽이는 행위라는 것을 여성에게 주지시키도록 한 주법에 반발해 소송을 걸어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올 6월에 이 제8 연방항소법원이 7대 4로 이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제8연방항소법원은 이 판결을 통해 수정란이 태 내에 착상된 때부터 이를 인간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판결을 내린 판사 7명 중 6명이 현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라고 하는군요.

(문) 자, 4일에 새로 선출될 대통령, 내년에 취임하게 되면, 이런 연방법원 판사들도 자신의 입맞에 맞는 사람들로 임명하겠죠?

(답) 물론입니다. 만일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가 이기면 공화당이 현재 연방순회법원에서 유지하고 있는 우위가 점점 줄어들 것이고요, 반대로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이기면 현재의 우위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증가하는 미육군 자살율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답) 네, 최근에 미국 육군이 국립정신건강연구소와 함께 앞으로 5년 동안 군 병사들의 자살문제를 연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문) 육군이 자살문제를 연구하고 나섰다는 것은 육군 내 자살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긴가요?

(답) 네, 미 육군 병사들의 자살자 수는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에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지난 2007년 미 육군에서 자살한 병사들의 수는 115명입니다. 이 비율은 병사 10만명 당 18.1명이 자살하는 꼴입니다. 이 비율은 민간인의 자살비율보다는 약 1% 정도 낮은 수칩니다. 2007년 자살자 중 36명은 해외파병 중이었고요, 50명은 해외파병 경험이 있었던 사람이었고, 나머지 29명은 해외파병 경험이 없던 사람이었다고 하는군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에는 자살자 비율이 10만명 당 10명이었는데요, 현재는 그 비율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셈이죠. 참고로 올해는 8월까지 미 육군 내에서 모두 65명이 자살했습니다. 올해 자살율은 예년에 비해 조금 줄었죠?

(문) 그렇군요. 그런데 군인들이 이렇게 자살을 하는 주된 원인은 뭔가요?

(답) 보통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하는 이유와 크게 다르진 않겠죠? 부부문제나 가족문제 그리고 업무에 대한 중압감 같은 것들이 있겠고요, 아무래도 군인이니까, 전장에서의 스트레스도 자살원인의 하나로 볼 수 있겠습니다. 미 육군 의무사령부의 정신과 전문의인 엘페스 리치 대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군인들이 받는 정신적 중압감이 육군 내에서 자살율을 올리는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리치 대령은 만일 원래 조금이라도 정신 건강상 문제가 있었던 사람이라면 집을 떠나 오랫동안 파병되어있는 기간동안 받는 스트레스와, 죽음의 두려움이 늘상 따라다니는 전장의 경험이 이들의 자살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이번 연구는 군인들의 자살을 줄여 보겠다는 목적으로 진행되는 연구인데요,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 네, 이 연구에는 앞으로 5년동안 약 5천만 달러가 투입됩니다. 육군은 국립정신건강연구원과 함께 군에 갓 입대했거나 훈련 중인 군인 그리고 전장에서 돌아온 군인 수 천명에 대한 면접조사를 실시합니다. 또 육군은 이 연구를 위해서 국립정신건강연구원에 조사대상 군인들의 각종 신상기록을 제공하고요, 국립정신건강연구원은 면접조사 결과와 함께 이 신상기록을 정밀 검토한다고 하네요. 국립정신건강연구원의 토마스 인젤 박사는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전투나 전선에 여러 번 배치되는 경험이 자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가 연구된다고 합니다. 또 현재 마련돼 시행 중인 심리치료나 자살 예방책들에 대한 개선방안도 연구한다고 하네요. 국립정신건강연구원은 이 5년 동안의 연구기간이 끝나기 전에도 마련되는 연구결과를 그때 그때 육군 측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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