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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 함구 일관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 이상으로 이른바`병상통치'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점차 유력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최대 맹방인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에 대해 아무런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함구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VOA-1: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최근에는 아소 다로 일본 총리까지 나서 김 위원장이 입원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면서요?

->베이징: 중국 외교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입원설과 관련해 아는 바 없다고 엊그제 밝혔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뒤 지금까지 거의 두 달 동안, 중국 정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설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이 입원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 같은 소식을 들은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대변인은 한 발 더 나아가 김정일 위원장의 입원 관련 정보에 대해 "어떤 논평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앞서 이틀 전(28일) 일본 아소 다로 총리는 일본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전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별로 상황은 좋지 않지만 판단이 전혀 가능하지 않은 상황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VOA-2: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공식적인 언급을 극도로 삼가는 모습이군요?

->베이징: 네, 중국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아예 공식적으로 거론과 논평조차 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만 해도 중국은 북한과 정부 고위 관계자 간 교류 방문을 통해 북한과 가깝게 지내고 있고, 또 어느 나라 못지 않게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을 만큼 북한 정보의 텃밭이기도 해서 김정일 위원장 신변과 북한에 특이한 동향이 보일 때마다 각국의 눈과 귀가 중국에 쏠리는 데요, 실제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북한과 가까운 중국에서 최근 그 어느 때 보다 더 북한 및 김정일 위원장과 관련한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부문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고 말하며 철저하게 입을 다물고 모르쇠 태로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황과 관련해 어떤 식으로 말하든 짤막한 언급 조차라도 일파만파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매우 조심스러워 하면서, '건강 이상설'이라는 단어 조차도 사용을 거의 금지하는 등 북한과의 특수성을 고려해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VOA-3 : 그렇다면,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들은 중국과 프랑스 의료진이 최근 북한을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확인을 하지 않고 있나요?

->베이징: 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중국 군의관 5명이 지난 8월 갑자기 북한을 방문했고, 또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파리 생트-안느 병원 뇌신경외과 의사 (프랑스와 사비에 루)가 지난 24일 베이징을 통해 평양으로 들어갔다고 일본 후지TV가 보도한 데 이어, 나아가 독일 의사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을 치료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자국 의료진은 물론 외국 의사들이 중국을 거쳐 북한에 들어가 김정일 위원장을 치료했다는 외신보도에 대해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언론들도 이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보도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지난 주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등과 관련된 중대 발표를 앞두고 재외공관에 외출금지령을 내렸다고 일본 언론이 잇따라 보도했지만,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반응을 하지 않았고, 중국 관영 언론도 마찬가지로 사실 여부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내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기 시작한 뒤 나온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에서 충분히 엿볼 수 있는데요, 중국 외교부 부부장 출신으로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양원창 중국인민외교학회장은 지난 23일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다들 관심을 갖는 것은 이해된다면서도, 하지만 과도한 반응을 해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며 과잉대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VOA-4: 그런데, 중국의 대표적인 관영언론이 외국 언론의 건강 이상설 보도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으로 보도했다지요?

->베이징: 일본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의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고 발언한 엊그제 중국 정부 관영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한국과 미국, 일본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비판적인 시각을 담은 기사를 게재해 그 보도 배경과 관련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신화통신은 기사 제목을 '김정일 건강 이상 소문 배후: 미,일,한 정보기구 책략이 근원지'라고 달았지만, 기사 본문에는 이런 언론보도에 한, 미, 일 정보기구가 개입했다는 내용이 없었는데요,

김정일 위원장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한,미,일 언론의 보도는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9월9일 북한 건국 60주년을 축하하는 열병식에 불참한 데서 확대재생산 되기 시작했고, 온갖 추측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고 신화통신은 지적했습니다.

신화통신은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남북관계연구센터 뤼차오 주임의 말을 따서, 일본을 비롯한 다른 국가 언론매체들의 북한에 대한 추측 보도는 더 이상 참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습니다.

신화통신은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추측 보도는 건강 이상설에서 암살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했고,한.미.일 언론은 이런 보도에 서로 경쟁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신화통신은 한, 미, 일 언론은 각국 정부의 공식 확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진단서를 발급하듯 마음대로 썼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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