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삐라 반응 이유


북한이 한국 내 민간 단체들이 보내는 삐라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MC: 김근삼 기자 (답: 네). 북한 정부는 삐라 살포와 관련해 개성공단과 개성관광 중단 가능성 뿐아니라 군사행동까지 경고하고 있지 않습니까. 왜 이렇게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북한의 독재체제와 이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부작용 등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는 삐라가, 실제 북한체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둘째는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과 관련한 내부단속용. 세째는 한국의 이명박 정부와 한국 내 탈북자단체들에 대한 비난과 압박의 구실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MC: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북 삐라 살포는 중단됐지 않습니까. 지금은 일부 민간 단체들이 보내는 정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체제 유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한국에서 민간 단체들이 보내는 삐라는 바람에 의존하는 풍선이라는 도구적 한계 때문에, 기상 조건이 좋아도 황해도나 강원도 이북으로는 날아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삐라를 받아본 주민들은 상당한 동요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말인데요. 군인 출신으로 지난 해 북한에서 나와 지금은 유럽에 살고 있는 탈북자 김 모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탈북자] "저는 군사분계선 1선에서 근무를 했는데, 제가 군사복무할 때도 삐라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삐라 자체가 다 현실성이 있었고. 우리도 그 때 당시 삐라에 대해 욕은 하면서도, 내용은 인정한단 말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도 삐라를 통해서 알게 되고. 저도 북한 언론이 잘못됐다는 것을 그 때부터 알게 됐습니다."

김 씨는 남한에서 날아온 삐라를 통해 외부 소식을 처음 접했다고 말했습니다.

MC: 북한에 보내는 삐라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최근에는 여러 단체가 삐라를 보내고 있는데요. 내용도 다양합니다. 독재체제와 함께 사회적, 경제적 문제 등을 지적하는 것도 있구요, 특히 북한주민들이 겪고 있는 식량난과 그 이유 등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처럼 매달 새로운 뉴스를 담아서 보내는 전단도 있습니다.

MC: 그러니까, 삐라가 북한 전 지역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받아보는 주민들에게는 북한 내부에서는 접할 수 없는 소식을 전하고 또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대북 전단지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자신이 탈북한 계기 중 하나가 삐라를 받아본 뒤 생긴 심경의 변화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 "1993년인가 94년에, 원산에 있는 친구집에 갔다가 봤습니다. 내용은 강철환과 안혁이 남조선에 왔는데, 이 분들이 DMZ를 넘거나 배타고 온 게 아니고 중국을 거쳐서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깜짝 놀랐고, 저도 나중에 중국을 걸쳐서 왔으니까 제게 엄청난 정보였죠."

당시 북한주민들에게 중국을 통한 한국행은 생소한 것이었는데. 자신처럼 삐라를 보고 탈북을 결심한 주민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말입니다. 또 삐라에는 강철환 씨가 한국의 한 해수욕장에서 찍은 사진도 실려 있었다고 하는데요, 박 대표는 북한 당국이 사형 당했다고 선전한 강철환 씨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고 당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MC: 그런데, 북한이 최근들어 삐라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앞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내부단속용과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용이라는 분석이 있는데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가운데 대대적으로 주민 단속에 나선 북한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 정부는 한국의 이명박 정부를 맹렬하게 비난해왔는데요, 탈북자 단체들의 전단지를 이런 대남 비난과 압박용 도구로 활용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MC: 그렇군요. 김근삼 기자와 함께 북한 당국이 한국 민단 단체들의 대북 삐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을 알아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