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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군부가 중단 경고하는 개성공단 사업 현황과 전망


한국에서 일부 민간 단체들이 북한에 보내는 삐라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북한 측의 거듭된 항의성 경고 때문입니다. 북한 군부는 최근 남북 군사실무회담과 관영 매체를 통해 삐라 살포가 계속될 경우 개성공단 등 남북 간 경제협력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을 강력히 내비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개성공단 사업 등 남북 경협의 현황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MC: 조은정 기자. 남북 군사실무회담 북측 대표단 대변인이 한국 민단 단체들의 삐라 살포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를 했죠?

기자: 네, 북한 군부는 28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삐라 살포가 계속되면 앞서 지난 2일 군사실무회담에서의 경고를 실천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 내용은 개성공단 사업과 개성공단에 대한 좋지 않은 영향, 군사분계선을 통한 남측 인원의 통행 제한, 개성과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인원 체류 불가 등입니다. 북한 군부는 이밖에 한국의 남북 합의 이행 여부와 군사훈련 등을 지적하며, 남북 관계의 전면 차단과 선제타격을 위협했습니다.

MC: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줄곧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은 이제 남북관계 전면 중단을 경고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금강산 관광 사업은 지난 7월 금강산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피살되면서 이미 중단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주요 남북 경협 사업으로는 개성공단과 개성관광이 있는데요, 북한 군부의 거듭된 위협으로 미뤄볼 때 이 두 사업도 중단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MC: 남북 경협은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북한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한국의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은 연간 외화 수입의 20~30%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남북 교역 규모는 18억 달러였는데요, 북한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수출입 총액 29억 4천만 달러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치입니다.

MC: 현재 남북한 간 가장 규모가 큰 경협은 개성공단 사업이 아닙니까? 현황을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개성공단에는 현재 79개의 업체가 가동 중이고, 올해 말까지 40여개 공장이 추가로 완공될 예정입니다. 지난해 말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이 완료돼 현재 3백30만6천 제곱미터, 1백만평 공장부지가 설립됐는데요, 8백26만 제곱미터, 2백50만평의 공장 부지를 설립하는 2단계 건설이 2010 년에 끝나면 입주 기업이 4백50개에 이를 예정입니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는 3만 2천 명으로, 올해 말이면 4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MC: 부지 면적이나 북한 측 근로자 규모가 이미 상당한데, 개성공단의 생산액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이 생산을 개시한 2005년 1월부터 2008년 7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총 4억 1천만 달러 어치의 물품이 생산됐고, 수출액은 8천 4백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지난 한 해 북한의 대외수출 총액이 9억 2천만 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또, 올해 상반기 남북 교역에서도 개성공단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40%를 기록했습니다.

MC: 북한경제에서 개성공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북한 정부는 한국에 대해 전면 중단을 암시하며 압박을 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중단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는 미국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박사는 "북한이 개성공단과 같이 이미 보유한 중요한 수입원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에 식량 지원을 요청할 명분이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낸토 박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병상통치를 하는 중에 개성공단의 안보 위협을 지적해온 북한 군부의 뜻이 관철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이 북한 전역을 먹여살리고 있는데, 이런 사업을 중단한다면 북한경제는 더욱 나빠지고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C: 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 한국에도 타격이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의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인건비는 중국의 4분의 1 수준에, 생산성과 고용 안정성도 높습니다. 한국 내 높은 인건비 등이 부담이 돼 외부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중요한 사업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미 의회조사국의 낸토 박사는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에 입주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이미 너무나 많은 투자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다트머스대학의 한반도 전문가인 데이비드 강 교수도 경협을 포함해 남북관계가 전면 차단되면 남한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잃게 돼, 경제 지원은 중국이, 안보 문제는 미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다른 견해도 없지 않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클링너 연구원은 남북 경협이 중단된다고 한국이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면서 "전임 정부 때 북한에 상당한 지원을 하면서도 인권과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등에 아무 말도 못하는 등 처음부터 한국은 북한에 대한 지렛대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MC: 조은정 기자와 함께 북한의 최근 대남 압박과 이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남북 경협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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