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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남성 평균 신장, 남한 남성보다 10센티 작아’


서울에서는 28일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건강 실태와 이들을 위한 바람직한 의료지원 체계를 모색해보는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북자 의료지원 개선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참석자들은 탈북자들의 건강 문제가 방치될 경우 취업 등 원활한 사회 정착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일부 산하 탈북자 교육시설인 하나원 전정희 간호사는 "탈북자들은 영양 부족으로 성장이 지연돼 있거나 남한 사람들에 비해 기초체력이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전 간호사는 하나원 1기부터 1백15기까지의 탈북자를 대상으로 평균 신장을 조사한 결과 탈북 남성의 평균 신장은 165.7센티미터로 남한 남성 평균보다 10 센티미터 가량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여성 탈북자의 평균 신장도 154.4센티미터 불과해 남한 여성보다 6센티미터 가량 작았습니다.

전 간호사는 그러나 "탈북 아동이 성인들보다 더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12살부터 18살까지 양쪽의 키가 약 15센티미터 이상 차이가 났다"며 "앞으로 남북한 성인간 키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여성 탈북자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이들 상당수가 부인과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정희 간호사는 "탈북 과정에서의 불안정한 생활로 인해 생리가 불규칙하고 기능성 출혈장애, 혹은 빈혈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탈북 후 고된 생활에 따른 후유증으로 암 발생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인과 염증을 호소하고 있고 부인과 치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출산을 전후해서 부인과치료에 대한 자가관리 개념이 부족했습니다. 잦은 출산 전후로 건강관리를 못해 결핵의증 소견을 많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는 향후 결핵 재발 소견으로 연결될 가능성가 있습니다."

전 간호사는 "현재 하나원에서는 산부인과 전문의사가 없어 1주에 한 차례씩 외부 병원과 연계해 산부인과 진료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의료 지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탈북 남성의 경우 탈북 과정에서 폭행을 당해 고막에 구멍이 나는 고막천공이나 만성 중이염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 간호사는 말했습니다.

또 "장애인증 발급 대상자 가운데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절단 장애가 많으며, 이는 취업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 간호사는 "북한의 의료체계가 붕괴되면서 주민들이 직접 장마당에서 약을 구입해 먹는 경우가 늘어나 약물 남용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자에게 의료지원을 해온 국립의료원 김종흥 외과과장은 "국립의료원을 찾는 탈북자들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소화기 계통의 병이나 산부인과, 그리고 뼈나 근육이 손상돼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2006년 1천6백31명, 2007년 3천8백명, 2008년에 4천1백60명으로 모두 9천 5백91명이 진료를 받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과별 실적을 보면 역시 소화기 계통인 내과 질환이나 산부인과 진료가 많습니다."

또 두통이나 어지러움증, 불면증 등 탈북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충격과 관련된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김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김 소장은 그러나 탈북자들이 대부분 질병에 대해 검사를 받기를 원하지만, 정신 질환과 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소장은 아울러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병원을 이용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의 설명을 알아듣는 것"이라며 "탈북자 출신의 의료 도우미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신미녀 위원장은 "현재 50,60대의 탈북자들의 약 64%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며 "고령의 탈북자들을 위한 의료지원 프로그램의 개선도 절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53살의 탈북자 박순희 씨는 "몸이 아파 며칠 결근을 했다는 이유로 다음 날 일하던 곳에서 해고 조치를 받았다"며 "고령의 탈북자들에게 보다 더 많은 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우리 같은 나이는 직업을 얻기도 힘듭니다. 어디 가서 정말 말할 때는 없고 아무리 아파다고 말해도 한국 사람들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다만 일하기 싫어서 아프다고 한다고 생각해버립니다. 다만 우리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더 많은 지원이 이뤄졌으면 하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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