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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타도제국주의 동맹’에 대한 전문가 견해


북한은 최근 평양에서 ‘타도 제국주의 동맹' 경축 행사를 가졌습니다. 타도 제국주의 동맹이란 김일성이 어린 시절 결성했다는 항일 운동 조직체입니다. 북한의 타도 제국주의 동맹이 어느 정도 사실인지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북한은 지난 17일 ‘타도 제국주의 동맹’ 82주년 경축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날 평양과 지방에서는 타도 제국주의 동맹 결성을 축하하는 공연이 열렸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평양의 모란봉 극장에서는 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교향악단은 관현악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등을 연주했습니다. 또 국립민족예술단 예술인들이 독창 ‘어머니 당’과 합창 등을 공연했습니다. 또 강원도와 함경남북도, 황해북도, 평안북도를 비롯한 지방 극장에서도 경축 행사가 열렸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6년에는 이 행사에 등장했으나 올해에는 건강 이상 때문인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북한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도 논설을 실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논설에서 ‘타도 제국주의 동맹’은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26년 10월 17일 일제에 대항하기 위해 만주에서 결성한 조직체로 당시 김일성 주석이 제국주의에 전면 대결을 선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마디로 이 조직이 항일 운동의 뿌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이같은 주장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전현준 박사는 김일성 주석의 항일 행적이 너무 과장, 왜곡됐다고 지적합니다. 무엇보다 당시 김일성 주석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것입니다. 김일성은 1912년 생입니다. 따라서 1926년에는 그의 나이가 14살에 불과합니다. 14살 중학생이 일제에 맞서 전면 대결을 선포하고 항일 운동을 지도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통일연구원의 북한 전문가 서재진 박사도 김일성의 타도 제국주의 동맹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서재진 박사의 책 ‘김일성 항일 무장 투쟁의 신화화 연구’에 따르면 김일성이 만주의 화성의숙에 입학 한 것이 1926년 6월입니다. 따라서 김일성이 입학한 지 불과 넉달 만에 항일 조직을 결성해, 자신보다 10살이나 많은 선배들을 지도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서재진 박사는 타도제국주의 동맹은 항일 운동을 하던 이종락이 결성한 단체인데, 김일성이 자기 업적인양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역사 왜곡은 지난 1956년 반종파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한은 이때 김일성 우상화를 하면서 역사를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과거 만주에서 항일 운동을 하던 애국자들의 이름은 모두 사라지고 모든 역사가 김일성 위주로 왜곡됐다고 전현준 박사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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