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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빠진 파키스탄, 중국에 도움 요청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파키스탄이 중국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파키스탄은 현재 국가부도 위기에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데요, 오랜 동맹국인 중국에 단기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파키스탄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나 봅니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겁니까?

기자: 투자자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국내 외환보유고가 크게 줄면서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파키스탄을 빠져나간 투자자금이 한 달에 10억 달러가 넘는데요,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데다 과격 테러분자들 때문에 파키스탄의 치안 상황이 불안해지고 있는 게 큰 문제입니다. 이런 추세 때문에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는 1년 전에 비해 절반 넘게 줄어들었습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크게 늘어난 무역수지 적자도 외환보유고를 위협하고 있는데요, 금융위기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내년 초까지 파키스탄이 갚아야 할 빚도 30억 달러 정도 되는데, 그 때까지 빚 갚을 돈이 남아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파키스탄이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MC: 파키스탄으로서는 아주 다급한 상황인 것 같은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파키스탄 정부는 해외에서 단기 차입금을 빌려와서 일단 급한 불부터 끄겠다는 계획입니다. 우선 40억에서 60억 달러만 빌려온다면 몇 달 동안 나갈 돈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끝없이 떨어지고 있는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외국인 투자자금을 동결시켜서 해외로 돈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극약처방도 나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파키스탄은 지난 90년대 핵실험을 한 뒤에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았을 때도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MC: 그렇다면 사태가 극단적으로 흐르기 전에, 일단 파키스탄 정부가 계획한 대로 해외에서 빨리 돈을 빌려오는 게 급선무인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키스탄 정부도 현재 해외에서 긴급 자금을 들여오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랫동안 동맹관계에 있던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이 지난 14일부터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파키스탄은 중국에 30억 달러 정도의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2조 달러 가까운 막대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고 파키스탄이 중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상대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중국이 파키스탄의 요청을 모른체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MC: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이 이번에 중국을 방문해서 얻은 성과는 뭡니까?

기자: 중국과 경제협정을 체결하고, 지원을 약속받았습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지난 15일 경제, 통상, 광업, 농업 등 10개 분야의 협력 방안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는데요, 중국이 파키스탄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파키스탄이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자르다리 대통령에게 약속했습니다.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은 자르다리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으로 두 나라의 관계가 전천후 협력 관계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C: 중국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파키스탄을 돕겠다고 나선 이유는 뭘까요?

기자: 무엇보다 파키스탄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인도와 전략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데요, 마침 파키스탄도 인도와 핵무기 경쟁을 할 정도로 관계가 안 좋습니다. 중국과 파키스탄이 서로 뜻이 맞을 수밖에 없는 거죠. 중동으로부터 석유를 가져오는 길목에 파키스탄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파키스탄을 지원해서 경제적인 영향력 행사에 나설지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MC: 파키스탄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과 적극 협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도 전략적인 측면에서 파키스탄의 금융위기에 관심을 가질만한데,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으로서도 파키스탄이 튼튼한 경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파키스탄 경제가 휘청거리면 정치도 불안해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테러와의 전쟁에서 파키스탄의 협력을 받기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저항세력과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국경 너머 파키스탄 영토까지 들락거리면서 미군에 저항하고 있기 때문에 파키스탄의 협력이 아주 중요합니다. 따라서 미국도 파키스탄에 대한 경제, 군사 지원을 준비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 역시 금융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당장은 파키스탄에 긴급 자금을 지원해줄 형편이 못됩니다. 다음 달에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파키스탄의 우방국들이 파키스탄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날 예정인데요, 여기서 구체적인 내용이 합의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C: 지금까지 경제위기에 빠진 파키스탄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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