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 일지


지난 2월 한국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경색 국면이 계속되던 남북관계는 지난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더욱 악화됐습니다. 급기야 북한은 16일 남북 관계 전면 중단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8개월 여 간의 남북관계 경과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서지현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정부는 지난 2월 출범 당시 '비핵, 개방, 3천 구상'과 '상생, 공영의 남북관계'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북한 측의 강한 반발로 남북 당국 간 대화는 단절됐습니다.

북한은 한국에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여만인 3월27일,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사무소 상주 한국 정부 요원들을 전원 추방했고, 이어 다음 날인 3월28일에는 서해상에서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29일에는 북한 군부의 남북 대화 중단 선언이 이어졌습니다.

이와 함께 3월 말부터 북한의 노골적인 이명박 정부 비판이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4월1일,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로 칭하며, 이 대통령의 집권으로 남북 관계의 앞길에 험난한 가시밭이 조성됐으며, 한반도와 주변정세가 영향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 TV: 이명박 역도가 지금처럼 북남 선언들과 합의를 짓밟고 외세에 추종하면서 대결의 길로 나간다면 우리도 대응을 달리하지 않을 수밖에 없게될 것이다

북한은 곧이어 한국 측 해군이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도발 가능성까지 내비쳤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 출범 후 가진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신고와 검증 문제는 적당히 넘어갈 수 없을 것이라며 '선 핵 문제 해결, 후 남북 경제협력'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7월11일 금강산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이 북한군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더욱 악화됐습니다. 한국 정부 측은 진상규명을 강조하며 강경 대응으로 맞섰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입니다.

김호년 대변인: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진상규명을 위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입니다. 북한 측도 우리 정부의 진상규명 활동에...

그러나 북한 측은 침묵을 지키다 3주만에 현장조사를 거부한다고 발표했고, 한국 내에서는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한 대북 반발 기류가 거세졌습니다. 이처럼 남북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이 개박됐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대규모 국제 스포츠대회 때는 예외없이 성사된 남북한 선수 공동입장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8년만에 무산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지난 8월14일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각 단계에 따른 이행 계획을 밝혔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3단계에 따라 남북 경협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마련, 교육과 생활 향상을 우선시하는 대북 개발 사업, 그리고 4백억 달러 규모의 국제협력자금 조성 등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또 지난 8월6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인권 문제를 공식 거론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어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 대한 전면적인 대화와 경제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북한이 국제사회의 흐름에 동참하고 나아가 남과 북이 하나가 되면 우리는 유라시아 태평양 시대의 중심에...

한국 정부는 인권 문제와 핵 문제의 우선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지난 6월 옥수수 5만t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잇따라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등 유화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지만 북한은 금강산 관광지구 내 불필요한 인원을 추방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이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이 불거지고, 핵 검증과 테러지원국 해제를 둘러싼 미-북 간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은 대남 비방을 계속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일 남한 측과의 군사실무회담에서 한국 민간단체들의 전단 살포 문제를 들어 개성공단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16일 남북관계 전면 차단 경고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섰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