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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량 상황, 여전히 어려워"


북한에서 추수가 한창인 가운데 올해 수확량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와 식량농업기구 FAO 관계자들이 북한 내에서 수확량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올해의 경우 특히 비료 부족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북한에 큰물 피해는 없었지만 만성적인 식량난은 여전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서지현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올해 북한에서는 해마다 농업 부문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큰물 피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비료 부족의 영향으로 수확량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대북 민간단체와 북한 농업 부문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국제 구호단체 '월드 비전' 한국지부의 박창민 북한사업 본부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북한에 비료가 부족해 봄철에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창민 본부장: 지난 4월에 농업 기술자문이 개성을 다녀왔는데 비료만 주면 수확이 40% 이상 나올 것 같은데 비료를 못 줘서 엄청난 피해를 주니 쌀 지원, 이런 것보다 농약과 비료를 지원하면 훨씬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겠다고 했는데, 결국 (비료가) 안 들어갔잖아요. 풍년이니 어쩌니 하지만... 전 좀 답답하네요 솔직히.

박 본부장은 올해는 해마다 한국 정부가 지원하던 비료 뿐 아니라 못자리용 비닐도 북한에 전달되지 못 해 벼의 생육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박창민 본부장: 못자리용 비닐을 (한국) 정부가 바뀌면서 북한이 요청을 안 했어요. 금년에 그 것을 지원받지 못해 못자리의 생육 자체가 부실했어요. 저희 기술자문이 작물의 경작 위도 등을 다 따졌을 때 자라는 속도가 너무 늦다고...

이밖에 농업 기반시설과 전력, 농기구 부족 등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올해 추수량은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풍년' 정도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같은 이유로 북한 당국은 대북 민간단체들에 옥수수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 주민들이 먹을 식량이 아닌 '사료용' 명목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박창민 월드비전 본부장은 전했습니다.

박창민 본부장: 강냉이를 요청했거든요. 저희가 8백 t 지원했어요, 지난 6월 개성에서 만났을 때 요청했는데 그 당시 사료용으로 쓸 테니까, 강냉이를 보내달라고. 중국 정부가 식량은 반출을 막았는데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사료 가는 것은 막지 못하는 것이고. 대부분의 민간단체들이 사료 명목으로 강냉이를 많이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지난 해 큰물 피해 직후처럼 최악의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올해도 식량 부족은 여전해 북한 당국이 지속적으로 한국 민간단체들과 중국 정부로부터 사료용 옥수수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연구원은 올해 북한의 수확량은 3백80만 t에서 4백만 t 정도가 될 것이라며 1백만 t이 넘게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권태진 연구원: 3백80만 t에서 왔다갔다 그 정도 수준이지, 4백만 t은 안 될 겁니다. 내년에도 백 몇십만 t 부족하죠. 금년도에는 재고량을 다 털어 먹은 상태거든요. 내 년에는 기초 재고가 없는 상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더 어려우면 더 어려웠지 낫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권 연구원은 특히 비료 부족의 영향으로 옥수수 수확량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권태진 연구원: 벼는 확실히 나아질텐데 비료는 작년보다 훨씬 더 적게 들어갔거든요. 벼는 비료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으니까... 옥수수 같은 경우에는 작년보다 못할 것 같은데요. 가을 수확할 때 가뭄도 있었고, 비료가 워낙 부족했기 때문에 옥수수는 우선순위에서 좀 밀리기 때문에 작년보다 오히려 더 타격이 더 클 테구요.

권 연구원은 특히 올해 식량 재고량을 모두 소진해 내년에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권태진 연구원: 종합적으로 보면 이번 가을 작물 생산량은 작년보다 약간 나은 정도 아닌가 싶은데요. 어떤 사람들은 풍년이라고 하는데 풍년은 아닐 겁니다. 내년에도 식량 사정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약간 낫다고 해도 작년에 워낙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한편, 한국 정부도 북한에서 올해 필요한 식량의 20% 정도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중국주재 한국대사관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 보고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수급량을 평가한 결과 필요량 5백40만t 중 9월 현재 4백41만 t이 확보돼 99만t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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