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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강경파, "미국, 북한에 너무 양보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 간에 이뤄진 핵 검증 합의를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 문제의 파국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대북 강경파들과 일본에서는 미국이 북한에 너무 양보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과 북한 간에 합의된 핵 검증 방안을 가장 거칠게 비판하는 사람은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입니다.

존 볼튼 전 대사는 이번 합의는 미국은 물론 동북아시아와 국제사회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북한과의 합의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핵 시설의 경우 북한이 동의해야만 검증을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이 `안 된다' 고 하면 검증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볼튼 전 대사는 바로 이 점을 들어 이번 합의가 북한의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이번 합의가 모호하게 돼 있다며, 이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핵 확산 문제를 파악하려면 북한과 끊임없이 재협상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에서도 이번 미-북 합의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게이오대학의 다나구치 도미히코 교수는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합의는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최근까지 일본 외무성 대변인을 지낸 도미히코 교수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것은 북한 당국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가족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70-80년대 일본인 13명을 납치했다고 공식 시인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이 가운데 5명은 일본에 송환했지만 나머지 8명은 이미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가족들은 피랍자들이 아직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미국의 테러지원국 카드를 납치 문제를 풀기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여겨왔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일본의 나카가와 쇼이치 재무상도 미국의 이번 결정에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나카가와 재무상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에 앞서 동맹국인 일본과 긴밀히 협의한 것 같지 않다고 불만을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북 핵 문제와 납치자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또다시 연장했으며, 6자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에 대한 중유 지원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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