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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군 부대 시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63주년 기념일인 10일 군 부대를 시찰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김 위원장은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이후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 공개활동에 나섰지만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북한 간 핵 관련 합의가 공식화된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8월14일의 군 부대 시찰을 끝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 이상설이 증폭돼 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0일 공개 활동에 나섰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창건 63주년 기념일인 1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제821부대 산하 여성포중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군 부대 시찰을 통해 부대의 임무수행 실태를 파악하고 군인들의 화력복무 훈련을 참관한 뒤 중대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전했습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시찰에 현철해, 리명수 대장이 수행했다고 보도했지만 시찰 일시를 밝히지 않았으며,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앞서 지난 4일에도 대학 팀 간의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지만, 당시에도 관련 사진은 게재하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북한 측 발표대로 공식 일정에 나섰다면 건강이 상당 정도 회복돼 정상적인 업무에 복귀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이미 지난 4일 활동 재개를 알린데다 미-북 간 핵 협상이 막바지인 점을 감안할 때 그가 조만간 본격적으로 공개 활동을 통해 자신의 건재를 과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한국 동국대 북한학과의 김용현 교수는 북한 측은 김 위원장이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가 해결된 뒤에 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테러지원국 해제라고 하는 선물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등장하기 보다는 오히려 테러지원국 해제가 완전히 이뤄진 뒤에 자연스럽게 정상적인 복귀의 수순을 밟는 그 것이 오히려 좀 낫다..."

김용현 교수는 또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 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공개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건강 상태가 아직 완전하지 않다면 지금 보다는 서서히 등장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북 소식통은 "미국이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는 등 정세 변화가 있거나 민심을 고려해 11∼12월 중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행사는 10일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북한의 당·정·군 간부들은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묘소인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고 주민들도 만수대 언덕 김일성 동상을 참배했습니다. 또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촘말리 사야손 라오스 국가주석,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등의 꽃바구니가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북한은 이날 열병식 등 노동당 창건 63주년 기념식을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올해부터 공연을 시작한 집단체조인 '번영하라 조국이여'는 오후 5시 올해 마지막 공연을 했으며 '아리랑'의 마지막 공연은 오후 8시에 시작됐습니다.

북한 언론들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내부단결을 강조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총공격전을 벌여 당이 제시한 경제강국 건설의 웅대한 목표를 빛나게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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