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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주식회사 미국의 몰락


(문) 지난 90년대 초 당시 소련과 함께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됨으로써,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진영의 완전한 승리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이 와중에 프랜시스 후쿠야마란 논객이 '역사의 종말'이란 책을 내 화제가 된 바 있죠?

(답) 네,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교수인 후쿠야마는 이 책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싸움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완전히 승리했다고 밝히고, 이제는 역사에서 더 이상의 진보가 필요없는 역사의 종말 시대가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후쿠야마 교수는 신보수파로 불리는 소위 '네오콘'들의 이론적 지주가 됐지요.

(문) 그런데 이 후쿠야마 교수가 최근 미국의 경제위기와 관련해 글을 실어 화제죠?

(답) 네, 후쿠야마 교수는 최근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에 '주식회사 미국의 몰락' 이라는 글을 실어 이번 금융위기로 미국이라는 상표가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고, 이는 지난 1980년 이후 미국을 비롯해 세계를 지배했던 소위 '레이건주의'가 종말을 고한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후쿠야마 교수가 언급한 이 레이건주의란 어떤 내용인가요?

(답) 후쿠야마 교수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지난 1980년 미국 대통령직에 오르면서 지금까지 전세계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던 두가지의 미국적 가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하나는 먼저 미국식 자본주의의 명확한 목표로 낮은 세금과 규제완화 그리고 작은 정부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된다는 믿음이라고 밝혔습니다. 두번째는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의 진흥자로서, 이런 미국식 민주주의가 번영을 이루고 개방적인 국제질서를 세우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또 후쿠야마 교수는 미국의 힘은 무기와 달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매력적인 정치, 사회체제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두가지를 후쿠야먀 교수는 레이건주의의 두 축이라고 본거죠.

(문) 그렇다면 이중에서 현재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금융위기와 관련이 있는 것은 역시 첫번째 항목이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후쿠야먀 교수는 현 상황은 감세와 규제철폐로 대변되는 레이건 시대가 막을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면서, 미국이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감세와 작은 정부 정책을 버리고 금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공공기능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레이건주의자들, 특히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공화당을 위시한 보수파들은 감세를 해도 국가재정을 충당할 수 있고, 금융시장은 스스로 규제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후쿠야먀 교수는 먼저, 보수파들의 주장처럼 재정지출을 축소하지 않고 감세를 한다면 그 결과는 단지 심각한 재정적자를 초래할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동안 세계화가 진척되면서 외국인들이 달러를 사들여 미국의 재정적자를 메워줬기 때문에 미국이 번영을 구가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이제는 달러를 사줬던 나라들이 미국이 자신의 돈을 예치하기에는 그리 좋은 장소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는 세금을 늘렸던 클린턴 시절에도 경제가 레이건 시절만큼 성장했던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또다른 위기의 원인인 규제완화에 관련해서는 어떤 얘기가 나왔나요?

(답) 네, 후쿠야마 교수는 감세와 더불어 또다른 중요한 요소인 규제완화, 특히 금융부문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종하는 이들은, 규제가 혁신을 막고 미국 금융제도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고 밝히고, 이들은 이같은 규제 완화를 통해 채무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쏟아내 번영을 구가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현 위기의 핵심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는 규제완화의 해악은 월가의 붕괴 이전에도 금융부문뿐만이 아니라 민간 부문에서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같은 예는 캘리포니아주의 전력산업 민영화로 초래된 대규모 정전 사태 그리고 엔론 사태로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이라크 점령과정과 태풍 카트리나에 대한 대응을 통해서 볼 때, 이는 미국의 공공부문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예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오늘, 이 후쿠야마 얘기를 좀 더 해 볼까요? 후쿠야마 교수는 그렇다면 이런 레이건주의가 오랜동안 미국에서 득세하게 된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고 있나요?

(답) 네, 후쿠야마 교수는 미국 노동자 계층의 투표행태를 그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유럽같은 경우는 교육수준이 낮은 노동자 계층은 자신의 경제적인 이해를 대변해 주는 좌파 정당, 즉 사회당이나 공산당에 투표를 하지만, 특이하게도 미국의 노동자들은 민주, 공화 양 당을 왔다 갔다 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대공황기에는 루스벨트를 택했고, 60년대에는 린든 존슨을 택했지만, 곧 닉슨과 레이건이라는 공화당원을 택했고, 잠시 90년대에는 클린턴으로 기울었지만, 이내 다시 현 조지 부시 대통령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후쿠야마 교수는 노동자들은 가족의 가치, 애국심, 종교문제 그리고 총기 소유 문제 같은 문화적 문제가 경제적 문제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할 때, 서슴없이 공화당을 선택하기 때문에 이런 이들의 경향이 레이건주의가 빨리 끝나지 못하고 오래 지속된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문)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도 이런 노동자계층의 영향력이 커지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후쿠야마 교수는 노동자 계층이 밀집된 오하이오나 펜실바니아주 같은 곳들이 이번 대선을 좌우할 경합주이기 때문에 이번 대선도 노동자 계층이 그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또 이번 대선에 나온 두 후보에 대해 평을 했는데요, 먼저 바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실용주의적이지만 첨예한 문제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는 레이건 이후 시대에 공화당을 이끌 유일한 인물이지만 공화당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새로운 미국은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지에 대한 분명한 그림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앞으로의 미국의 미래, 후쿠야마 교수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답) 네, 그는 미국의 영향력은 회복될 것이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서는 감세와 규제완화라는 레이건 시대의 속박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변화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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