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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 전세계로 확산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금융 강국 독일마저 정부가 구제금융과 예금자 보호 조치에 나섰고, 중국과 일본은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제가 흔들리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미국의 금융위기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전세계로 퍼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경기가 지난 몇 년 동안 아주 좋았는데요, 돈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까지 은행들이 무분별하게 돈을 꿔주고, 이걸 바탕으로 각종 금융상품을 만들어서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에 팔았습니다. 그런데 집 살 때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이른바 부실 주택금융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망하고, 주택금융과 관련된 상품에 투자했던 전세계 금융회사들도 큰 손실을 입거나 심지어 망하게 된 겁니다. 한마디로 전세계가 금융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이 7천억 달러 규모의 금융구제 계획을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전세계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MC: 그럼 먼저 유럽 상황부터 알아보죠. 금융 강국 독일도 이번 위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부실 주택금융과 관련된 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해를 보고 자금줄이 말라버린 대형 금융회사들이 유럽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독일에서는 부동산 금융 전문회사 하이포 레알 에스타테가 자금난에 몰리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독일 정부가 7백억 달러 규모의 긴급구제 계획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비슷한 사태가 또 생기지 말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에 돈을 맡긴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돈을 맡아서 관리해주던 금융기관이 망하면 어떡하냐는 거죠. 만약 사람들이 금융기관에 한꺼번에 몰려들어서 돈을 찾아가겠다고 하면,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5일 개인 예금을 정부가 전액 보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독일에 이어서 오스트리아와 덴마크, 포르투칼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 앞다퉈서 이런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MC: 러시아에서는 이번 주 들어 주식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지요?

기자: 전세계적인 금융 불안의 여파로 러시아 증시도 이번 주 들어 급락세를 보였는데요, 그 정도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심각합니다. 지난 6일의 경우 주가가 19%나 떨어졌습니다. 당국이 몇 차례 주식거래를 중단시켜가면서 주가 하락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다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퍼지면서 러시아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금융시장의 불안은 실물 경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데요, 특히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대형 부동산 개발이나 신축 공사 계획이 하나 둘 중단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이미 지난 달 1천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금융기관 구제에 썼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MC: 경제 대국 일본도 미국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요?

기자: 일본은 지난8월 대외무역에서 적자를 봤는데요, 지난1월 설날 연휴의 영향으로 잠깐 무역적자를 본 것을 제외하면 지난 1982년 이후 26년 만에 처음입니다.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경제가 금융위기의 여파로 안 좋아지면서 수출이 크게 준 게 주요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이러다 보니 일본경제 여기저기서 침체의 위험을 알리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건이 줄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도 씀씀이를 줄이고 있어서,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비관적인 경제 전망이 퍼지고 있습니다.

MC: 미국으로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도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지적하신대로 중국경제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의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중국의 수출도 어려워진 게 사실입니다. 주식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집니다. 미국의 금융위기 여파로 중국의 주가지수는 올해 초의 절반 수준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경제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걸 걱정해야 했던 중국 정부는 지난 달 이자율을 내렸습니다. 경기부양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꾼 겁니다.

MC: 마지막으로 한국 상황을 살펴보죠. 한국은 환율이 크게 올라서 걱정이라구요?

기자: 오늘 환율이1달러 당 1천4백원 가까이까지 뛰면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돈을 빼가고 있고,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게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낀 사람들이 달러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자꾸 사기만 하려 들고 있는 게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지난 90년대 말에 겪었던 외환위기가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데요, 당국은 이번 위기의 진원지가 한국경제 자체가 아니라 미국에 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MC: 지금까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위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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