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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지갑 닫는 미국 소비자들


지갑 닫는 미국 소비자들

(문) 미국에서는 대형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들을 일컬어 월스트리트, 줄여서 월가라고 표현합니다. 또 이에 비해 일반 경제, 즉 실물경제는 메인스트리트라고도 표현하죠. 그런데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이제는 메인스트리트, 즉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메인스트리트에 해당하는 것 중 가장 대표적인 부문이 소비죠. 그런데 미국 경제의 중심축을 차지하고 있는 이 소비가 최근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진행자께서 말씀하셨듯이 이 소비는 미국 경제활동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분얍니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어야 미국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얘긴데요, 이 소비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예측에 따르면 소비 지출이 지난 3분기에 3% 또는 그 이상 줄어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분기 소비 지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1990년 이후 처음이구요, 그 하락폭도 1981년 이후 가장 클 것으로 보입니다.

(문) 이런 소비지출 감소의 영향, 이젠 미국인들의 일상 생활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겠죠?

(답)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는 분야의 가장 대표적인 부문은 역시 자동차 구입입니다. 미국 내 자동차 판매는 지난 달 급락한 바 있습니다. GM은 전년 동기 대비, 차판매가 15.6%가 줄었고요, 포드는 34%나 줄었습니다. 현재 포드와 GM의 자동차 판매는 11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향후 6개월 이내에 차를 구입할 사람의 비율이 5% 대로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치는 소비자 위원회가 이 조사를 실시한 196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하네요. 현재 이런 자동차 판매뿐만이 아니라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과 출장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대형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9월에 국내선 좌석을 9.4% 줄였는데도 승객들의 비행기 이용거리가 11.7%나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이런 부분들 외에도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 아무래도 음식점들이 타격을 받겠죠?

(답) 그렇습니다. 최근 유명한 식당업체죠, 베니건스가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현재 다른 유명 식당체인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라고 하는데요, 식당업종을 연구하는 케이반 캐피탈의 애널리스트 린 콜리어 씨는 식당 업종은 올 들어 9월이 최악이었고, 아직도 힘든 달이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 타임즈지의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시의 '칠리스 그릴앤바'란 식당을 찾은 23살의 한 여성은, 평소 일주일에 한 번씩 이 식당을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절반으로 줄였고, 이제는 음식값도 더 싼 곳을 찾아 다닌다고 합니다.

(문)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장사가 잘되는 업종이 있다면서요?

(답) 네, 바로 게임업계와 영화 업곕니다. 연예무역협회의 보 앤더슨 회장은 사람들이 호주머니 사정을 걱정하게 되면 즐길 거리를 찾게 된다면서, 영화관람객과 비디오 판매 그리고 게임기 판매가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지로 미국에서는 300달러 가격의 닌텐도의 게임기 '위'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하네요. 또 좋은 음식점에서 외식을 하는 대신 음식을 집에서 해먹으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식료품 매장이 붐비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식당업종의 주가는 4%가 떨어진 반면에 대형 식품 업체의 주가는 17% 상승했다고 하네요.

(문) 자, 지갑을 굳게 닫고 있는 미국의 소비자들, 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회복돼야 미국 경기가 살아날텐데요, 이번에 통과된 구제금융법안이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소식입니다.

러시아에 의존하는 미국 유인우주선 계획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답) 네, 미국의 유인 우주선 계획이 일정 기간 동안 러시아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사실이 미국 내에서 논쟁 거리가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문) 미국은 우주왕복선을 포함해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우주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유인우주선 계획을 러시아에 의존해야 한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요?

(답) 미국은 현재 유인우주선, 즉 사람이 조종하는 우주선으로 스페이스 셔틀이라고도 불리는 우주왕복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우주왕복선은 오는 2010년에 모두 일선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새로운 우주왕복선의 사용은 2015년이나 돼야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약 5년 동안 공백이 생기는 거죠. 이렇게 공백이 생기는 이유는 안전문제로 기존 우주왕복선들이 조기에 퇴진하고, 새로운 우주왕복선을 건조할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공백기간 동안 미국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인을 보낼 때,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할 예정입니다. 바로 그런 사실이 현재 미국 안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겁니다.

(문) 미국의 유인우주선 발사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답) 그렇습니다. 달 탐사를 목적으로 했던 아폴로 계획이 끝난 지난 1975년부터 우주왕복선이 새로 등장한 1981년까지 공백기가 있었고요, 1986년과 2003년에 우주왕복선이 사고로 폭발했을 때, 약 2년 남짓, 이 유인우주선 계획이 중단된 적이 있었습니다.

(문) 이 우주기술은 그야말로 한나라의 국력을 상징하는 기술인데, 미국이 5년 동안 러시아 우주선을 이용하는 문제를 두고 말들이 많겠군요?

(답) 네, 우주계획의 강력한 지지자인 플로리다주 출신의 빌 넬슨 상원의원은 미국의 우주계획을 정치적인 적대국에 맡기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일컬으며, 자신을 챠르, 곧 옛 러시아의 황제같은 존재로 믿는 푸틴이 있는 러시아에 우주계획을 의존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이런 감정적인 대응 이외에도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바로 현재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중국의 우주기술을 우려하는 목소립니다. 중국은 지난 9월 세번째 유인우주선인 선저우 7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고, 최초의 우주유영도 성공시켰죠. 중국은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자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나아가 달에 우주인을 보낼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은 오는 2020년 까지 달에 우주인을 다시 보낼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마이클 그리핀 미 항공우주국, NASA 국장은 작년에 의회 청문회에서, 현재의 추세로 미뤄볼 때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이 계획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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