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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북한 측으로부터 모종의 제안 받은 듯”


미국 국무부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최근 방북 중 북한 정부로부터 핵 검증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제안을 받았을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미국 정부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를 설명한 뒤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손지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 국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7일 북한이 미국에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최후통첩을 했다는 언론보도를 봤다며, 이에 대해 "북한 측과 힐 차관보가 주고받은 얘기 (exchange)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최근 방북 중 북측으로부터 모종의 제안을 받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6일 북한 정부로부터 미국에 북 핵 문제에 대한 `대범하고 획기적인 해결책이 제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신보'는 북한 측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최후통첩을 했으며, 종전선언과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무부 당국자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힐 차관보가 평양에서 가진 논의들에 대해 부시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앞으로 나아가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어느 시점에 가서 언론에 해줄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미국 정부의 입장 발표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은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에 관한 기자회견이 이번 주말께 열릴 수 있다고 6일 보도했습니다.

미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라이스 장관이 부시 대통령에게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내부적인 논의가 좀 더 이뤄지기 전까지는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드 부대변인은 "힐 차관보는 라이스 장관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할 기회가 있었으며, 추가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드 부대변인은 또 힐 차관보를 수행해 방북한 뒤 서울에 머물렀던 성 김 대북 교섭 특사는 7일 도쿄에 도착해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뒤 8일 워싱턴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힐 차관보의 최근 방북에 대해, `북 핵 불능화에 대한 검증에 합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장관은7일 한국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본적으로 검증 대상은 모든 핵 시설이 대상이지만 현실적으로 현 단계에서는 북한이 제출한 신고서를 검증하는 것을 1차로 협의하는 중에 있다고 밝혀, 이른바 `분리검증' 방안이 추진되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그 문제는 다 다루지만 어떤 단계에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것은 기술적인 사항으로 남아있습니다."

분리검증 안은 북한이 중국에 제출한 핵 신고서에 담긴 영변 핵 시설을 먼저 검증한 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핵 확산 문제는 나중에 검증하는 것입니다.

유명환 장관은 검증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실질적인 면에서 지금까지와 달라진 게 없지만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다며, 북한도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유 장관은 또 힐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에서 벌인 북 핵 협의는 검증 문제에 국한됐으며, 미국과 북한 간 고위급 군사회담 등 중대 제안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미-북 간의 고위급 군사회담은 지금까지 북한이 계속 주장해 온 내용입니다. 그 것이 새로운 사항은 아니고 다만 근번 힐 차관보의 방북시 그에 관한 논의는 논의 대상이 아니었고 방북 목적은 검증 문제에 대한 협의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 장관은 북한이 중대 제안을 했다거나 최후통첩을 했다는 등의 다양한 기사가 나오지만, 이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라고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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