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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 수립 59년 북-중 관계 전문가 시각

  • 최원기

오늘 (10월6일)은 북한과 중국이 국교를 수립한 지 꼭 5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두 나라는 냉전시절에는 혈맹으로 돈독한 우호관계를 유지했지만, 국교 수립 이후 반 세기가 지난 지금은 적잖이 소원해져 있는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중 관계가 그동안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흔히 '순망치한'의 관계에 비유됩니다. 순망치한이란 말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의 중국 고사에 나오는 한자어로,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폴 챔벌린 씨는 지적합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폴 챔벌린 연구원은 과거 냉전시절 북한과 중국 관계가 바로 순망치한의 관계였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 수뇌부는 전통적으로 북한을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완충지대'로 간주해 왔습니다. 중국이 지난 1950년대 초 한국전쟁 당시 인민해방군 수십만 명을 파병한 것도 북한의 김일성 정권이라는 전략적 완충지대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미국의 원로 아시아 전문가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박사는 말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대학의 스칼라피노 석좌 교수는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은 압록강 이남이 미국의 손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6.25 전쟁을 계기로 중국과 북한은 혈맹 관계가 됐습니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1년에도 몇 번씩 베이징을 방문해 북-중 관계를 다졌습니다. 또 중국도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북한의 경제 재건을 돕기 위해 석유와 식량을 싼 값에 공급했습니다. 양국은 지난 1961년에 군사조약인 상호원조조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혈맹인 중국과 북한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대 초부터 였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아시아 재단 연구원으로 현재 북-중 관계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 있는 스콧 스나이더 씨는 '석유'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고 지적합니다.

"스나이어 연구원은 당시 중국이 북한에 대해 석유에 대한 결제방식을 바꿀 것으로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과거 북한에 '우호 가격'이라는 명목 아래 싼 값에 석유를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중국은 북한에 국제가격에 따른 석유 가격 인상과 현금결제를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의 대북 석유 공급은 50% 이상 줄어들었고, 베이징과 평양 관계는 냉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과 남한과의 국교 수립도 북-중 관계를 악화시켰습니다. 김일성 주석은 지난1992년 8월 중국이 남한과 외교관계를 맺자 상당히 격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은 가뜩이나 나쁜 북-중 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중국은 북한을 비난하며 유엔의 대북 제재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당시 유엔주재 중국대사가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제재에 찬성하자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박길연 대사는 자리를 박차고 퇴장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현재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의 수뇌부가 북한 정권을 '혈맹'이 아니라 `애물단지'로 보고 있을 공산이 크다고 말합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핵 개발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은 북한이 중국을 본받아 개혁, 개방에 나설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은 개방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중국에 나온 북한의 탈북자들은 길림성을 비롯한 중국 변방에서 엄청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폴 챔벌린 연구원은 지적합니다.

"폴 챔벌린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길림성 등을 떠도는 북한 탈북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원로 아시아 전문가인 스칼라피노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 간의 '어정쩡한' 관계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무엇보다 평양의 수뇌부는 중국을 크게 믿지 않고 있습니다. 또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와 개혁, 개방을 바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불안정하게 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스칼라피노 박사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개혁, 개방이라는 목표 외에도 김정일 체제 유지라는 이중적인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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