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은 어제 밤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7천억 달러의 구제금융 법안 수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승인했습니다. 하원도 빠르면 3일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결과를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 상원은 1일 구제금융 법안 수정안을 찬성 74 대 반대 25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뒤 , 앞서 이번 주 초에 관련 법안을 부결시켰던 하원으로 보냈습니다.
상원을 통과한 구제금융 계획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미국에 기반을 둔 금융기관들의 악성 부채를 인수하는 데 7천억 달러를 지출하게 됩니다. 구제금융 법안 수정안이 상원을 쉽게 통과함에 따라, 부시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지난 달 29일 관련 법안에 반대했던 많은 하원 의원들이 입장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상원을 통과한 수정안은 지난 달 29일 하원이 부결시켰던 구제금융 법안의 핵심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업과 중산층을 위한 1천억 달러의 세금 감면과 연방 정부의 예금자 보호 한도 확대 등이 추가됨으로써 하원에서도 지지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들은 구제금융 법안을 지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안에 반대하는 편지와 전자우편, 전화 등이 의원들의 사무실로 쇄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약 한 달 뒤 실시되는 선거에서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이 재선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의원들은 구제금융 법안을 지지하기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출신의 린지 그래함 공화당 상원의원 등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일부 상원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지기를 망설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함 의원은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나쁜 선택'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파국적 선택' 등 두 가지 선택 밖에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찬성표를 던진 많은 상원의원들은 구제금융 법안이 다시 부결될 경우 금융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뉴욕 주 출신의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에 심장마비 같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슈머 의원은 미국경제의 동맥인 금융체계가 꽉 막힌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하루가 될지 6개월이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심장마비가 발생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민주 공화 양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잠시 중단하고 상원 표결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민주당의 바락 오바마 후보는 상원 발언을 통해, 구제금융 법안이 또 다시 통과되지 못하면 미국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후보는 상원 수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기업들이 새 공장을 열거나 직원들에게 봉급을 주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지 못하게 되고, 봉급을 줄 수 없으면 직원들을 해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직원들이 해고되면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지 못하거나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다면서,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전체 경제에 파급효과를 미친다고 주장했습니다.
공화당의 존 맥케인 후보는 수정안이 부결되면 참담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맥케인 후보는 구제금융 법안이 또 다시 의회에서 부결된다면 현재의 위기가 재앙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일의 상원 표결에서는 당파를 초월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많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찬성한 반면,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반대했습니다. 일부 진보 성향 의원들은 금융시장을 구제하는데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했고, 일부 보수파 의원들은 정부가 민간 부문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앨라바마 주 출신의 리처드 셸비 공화당 상원의원은 더 나은 대안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법안에 반대했습니다.
셸비 의원은 많은 의원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엇이라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전문적 식견을 갖춘 제대로 된 대응과 공황 상태의 대응 등 두 가지 선택 중에 후자를 택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상원 수정안은 오는 3일 하원에서 그대로 통과될 경우, 조지 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적 효력을 갖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