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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뉴욕에서 열린 ‘입양’ 주제 전시회 / 새 영화 ‘Ghost Town (유령 마을)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문화의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뉴욕에서 열린 '입양' 주제로 전시회 소식 전해드리구요. 영화'Ghost Town (유령마을)'관해서도 전해드립니다.

대한민국은 세계13위의 경제 강국이지만 여전히 고아 수출국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혈통을 중시하는 유교적 사고방식과 미혼모에 대한 편견때문에 아직까지도 15백명 이상의 한국어린이들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들해외 입양아들은 피부색과 문화가 전혀 다른 백인 부모 아래서 자라면서 정체성 문제로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정체성에 대한 이들의 고민과 아픔을 주제로 전시회가 최근 뉴욕의 한국 문화원에서 열렸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나온 작품들은 해외입양아출신 작가들이 제작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는데요. 부지영 기자가 전시회장에 다녀왔습니다.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한국 문화원 전시실, 여자 아이의 모습이 비디오 화면에 비치는 가운데, 스피커를 통해 젊은 여성의 노래 소리가 흘러 나옵니다.

'파양'이란 제목의 이 비디오 작품은 어린 시절 캐나다에 입양돼 성장한 미희-나탈리 르므엔느 씨가 제작한 것인데요. '반짝반짝 작은 별'이란 동요의 가사를 바꿔 노래를 부르면서, 과연 부모가 둘 이상 복수로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재미 한인 미술가들을 지원하는 민간 단체 알 재단이 기획한 것인데요. 이번 전시회 책임자인 알 재단의 김지혜 씨는 학계에서 정체성 문제를 다룰 때 성이나 인종 문제는 자주 취급하지만 입양 관련 문제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이덴터티 이슈에서 다뤄지지 않는 그런 블라인드 스팟, 맹점을 다뤄보고 싶었고, 또 한국 사회에서 입양이란 문제, 입양인들은 한국 사회에서 정말 그냥 외국인이거든요. 또 그런 것에 대해 편견이 있구요. 입양인이라든가 고아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처럼.. 그런 것에 대해서도 입양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사회적 이슈들하고 얽혀져 있는 문제들을 한번 찾아보고 싶었죠."

이번 전시회는 '입양: 정체성의 팰림시스트'란 제목으로 열렸는데요. 팰림시스트는 글자를 지우고 그 위에 글을 쓴 양피지란 뜻이죠. 고친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양피지처럼 이중적인 입양아들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입양아 출신 작가 6명이 참가했는데요. 미국에서 성장한 김 수 테일러 씨는 'Hair Watch (머리 관찰하기)'란 제목의 비디오 작품에서 어릴 적 사진에 나타난 머리 길이의 변화를 통해 고아원에서 지낸 기간을 가늠하고 있습니다.

덴마크로 입양됐던 제인 진 카이센 씨는 'Tracing Trades (거래의 흔적을 쫓아)'란 제목의 비디오 작품에서 한국과 유럽 사이의 인신 매매 역사를 더듬었구요. 그런가 하면 케이트 허스 씨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사진들을 조합한 꼴라쥬 작품으로 입양아들이 느끼는 이질성과 불편함을 표현했습니다.

네델란드로 입양됐던 예트 혜진 모르텐슨 씨는 'My Great Grandfather (나의 증조부)'란 제목의 모큐멘터리, 즉 거짓 기록영화를 통해 사람들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김지혜 씨는 말합니다.

"자기가 칼 닐슨이란 덴마크 애국가를 작곡한 그 분의 증손녀로 입양이 됐다는 얘기를 하면서, 칼 닐슨에 대한 얘기들을 막 하는 거에요. 뭐, 할아버지는 어땠고 저땠고.. 그러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이 충격에 휩싸이기도 하고, 당혹스러워 하기도 하면서 진짜냐, 진짜 입양이 된 거냐.. 그런 식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들, 다른 인종들, 말 그대로 타인을 굉장히 전폭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하는데 그렇게 못 하는 부분, 선을 긋는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해보고 싶었던 거죠."

그런가 하면 마야 웨이머 씨는 자식을 해외로 입양 보낸 생모들의 목소리를 통해 입양을 둘러싼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웨이머 씨는 서울 거리의 풍경을 담은 영상과 함께 자식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사연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웨이머 씨는 1999년부터 입양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됐다고 말합니다.

"1999년은 제게 의미가 깊은 해인데요. 처음으로 국제 입양아들의 모임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또 입양된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구요. 저를 낳아준 생모도 만났습니다. 생모를 어렵게 찾았는데 이미 결혼해서 가정이 있었기 때문에 몰래 만나야 했어요. 그래서 몇번 만나지도 못했구요. 생모를 만나고 나서 아이를 해외로 입양 보낸 한국 여성들의 고통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마야 웨이머 씨는 절대 신원을 밝히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아이를 해외로 입양시킬수 밖에 없었던 한국 여성 10명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그 가운데 20대, 30대, 40대 여성, 이렇게 세 사람의 사연을 작품에 사용했구요. 작품 제목인 'K.H., S.H., H.S.'는 이들 이름의 영문 표기 첫 철자를 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웨이머 씨는 이들 미혼모들이 다른 여성과 다름 없는 평범한 여성이란 걸 보여주기 위해 한국의 길거리 풍경을 영상에 담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거리나 지하철에서 부딪치는 평범한 여성들 중에 이런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여성들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저를 낳으신 생모도 정말 평범한 여성이에요. 한국은 그동안 굉장히 서구화되고 발전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자리잡고 있고, 전통적인 유교사상의 지배를 받고 있어요. 제 작품의 주제는 입양이라기 보다 여권, 인권에 관한 것이에요. 한국 여성들의 처해있는 현실에 관심을 모으기 위한 것이죠."

전시회 주제가 아무래도 입양이니만큼 관람객들 가운데는 외국 아이를 입양한 양부모나 한인 입양아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행사가 한국 문화원에서 열렸다는 건 반가운 일이에요. 한국 역사에서 해외 입양은 오랫 동안 부끄러운 일로 돼있었잖아요. 한국 문화원이 이런 행사를 위해 공간을 제공했다는 건 뜻 깊은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 관람객은 어린 시절 미국 가정에 입양됐다고 하는데요. 매우 의미 있는 전시회라며, 이같은 행사가 좀 더 자주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생각보다 해외 입양아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이 같네요. 부지영 기자, 전시회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상당히 많은 것을 느꼈을 같은데요?

(부) 네,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던데요. 개인적인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들이 존경스럽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또 혼전 임신을 여성 만의 책임으로 전가시켜 버리는 한국 사회의 인식이 빨리 변해야 할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전시회 작품들 가운데 가장 인상에 남았던 작품은요. 자살한 해외 입양아들을 위한 일종의 추모비였는데요. 'I Wish You a Beautiful Life (아름다운 삶을 살길 바래 -위 사진)'란 제목 아래, 20대, 30대 초반에 숨진 입양아들의 이름과 그들이 태어난 날, 그리고 숨진 날이 적혀 있더라구요. 그걸 보니까 저도 모르게 숙연해 지던데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해외 입양아들의 자살율이 꽤 높다고 합니다.

(엠씨) 사실 아이를 외국으로 입양 보내는 여성들은 자식이 양부모 아래 호강하며거라고 생각하면서 보낼텐데 자살에 이를 정도로 내심 고통을 받는 입양아들이 많다니 안타깝네요. 부지영 기자들었습니다.

(엠씨) 문화의 향기 이번에는 영화 소개 순서인데요. 'Ghost Town', '유령마을'이란 제목의영화가 세계 극장에서 개봉에 들어갔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치과의사는 죽은 사람을있을 뿐만 아니라, 유령과 대화를 나눌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치과 의사 베트람 핀커스가 겪는 유령 소동, 김현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베트람 핀커스는 아주 유능한 치과의사입니다. 하지만 수다 떨기 좋아하는 환자들은 질색인데요. 최대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최소한 필요한 대화만 나누면서, 핀커스는 고독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핀커스는 정기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가는데요. 그 뒤 핀커스의 평온한 삶은 흔들리게 됩니다.

검진을 받은 뒤 병원을 나선 핀커스는 당황하게 되는데요. 뉴욕시 거리가 평소 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뉴욕시 인구가 갑자기 그렇게 늘어날 순 없겠죠. 핀커스 눈에만 그렇게 보였던 건데요. 살아있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죽은 사람들의 영혼까지도 볼 수 있게 된 겁니다.

사태를 알아차린 핀커스는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정기검진을 받았던 병원을 찾아갑니다.

핀커스는 병원에서 자신이 7분 동안 의학적으로 사망 상태에 있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핀커스에게 이같은 사실을 통보하는 외과의사 역은 희극 전문 배우 크리스틴 위그 씨가 맡았는데요. 위그 씨는 핀커스 역의 릭키 저베이스 씨와 함께 일하게 돼 매우 기뻤다고 말합니다.

위그 씨는 저베이스 씨의 열성 팬이라며 처음 만났을 때는 긴장 됐었지만 저베이스 씨가 농담 한 마디에 크게 웃는 걸 보고 긴장을 풀게 됐다며, 서로 금방 친해졌다고 하는군요.

핀커스 역의 저베이스 씨는 핀커스가 성격이 나쁜 사람으로 보일 지도 모르지만 단지 감정에 솔직하고, 인간 관계에 있어 서투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핀커스는 결점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이 저베이스 씨의 지적인데요. 유능한 치과의사란 점만 제외하면 문제가 아주 많은 사람이란 겁니다. 흥미롭게도 핀커스가 인생을 잘못 살고 있다고 깨우쳐주는 것은 살아있는

영화 '유령 마을'은 극작가 출신인 데이비드 켑 씨가 감독했는데요. 켑 씨에 따르면 실제로 유령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영화 극본을 쓸 때 유령 만큼 편리한 존재도 없습니다.

유령은 공포물이나 추리물, 희극, 비극, 어디에나 사용될 수 있는 극적인 기반이 된다며, 유령 얘기가 갖는 가치를 알고 있다고 켑 씨는 말했는데요. 유령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밖에 없는 죽음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란 겁니다.

영화 '유령 마을'에는 핀커스 역의 릭키 저베이스 씨 외에도 테아 리오니, 그레그 키니어 씨 등이 출연했구요. 영화 극본은 존 캠프 씨, 주제음악은 제프 자넬리 씨가 각각 맡았습니다.

(엠씨) 네. 김현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문화의 향기'를 듣다보니 오늘도 시간이 다 됐군요. '미국, 미국속으로', 다음 시간에도 재미있는 내용으로 여러분 곁을 찾아가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조승연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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