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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안 부결, 영향 일파만파


미국의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7천억 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구제금융 관련 법안이 어제 하원에서 부결됐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는 사상 최대의 폭락을 기록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공화, 민주 양당 지도부가 합의한 구제금융 법안이 29일 하원 표결에서 찬성 205, 반대 228표로 부결됐습니다.

이날 공화당에선 65명이 찬성표를 던지고 3분의 2인 133명이 반대표를 행사했으며, 민주당에서는 140명이 찬성표를 던지고 95명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나, 공화당 의원들의 압도적인 반대가 부결의 요인으로 드러났습니다.

구제금융안 부결의 여파로 미국 증시가 가파르게 추락하자 공화당 지도부는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발언을 문제삼았습니다. 펠로시 의장이 표결 직전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 실책을 언급한 것이 공화당원들을 자극했다는 것입니다.

공화당의 존 보너 하원 원내대표는 "우리가 구제금융안을 상정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는데, 하원의장이 회의 분위기를 망치는 당파적인 발언을 함으로써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말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부결이 확정된 뒤 공화당 측과 아직 협의 창구가 열려있다고 말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시장을 안정시키고 납세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자신의 의견이 공화당원들에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원은 오는 11월 4일 대통령 선거에 대비한 휴회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구제금융 법안이 처리될 때까지 휴회를 미루고 오는 10월2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수정안을 상정해 표결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하원에서 법안이 부결된 뒤 30분만에 긴급 경제대책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큰 문제에 봉착해 있어 대규모 구제계획을 내놓았었다"며, 구제금융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과 참모들은 "경제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의회와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금융위기의 휴유증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폴슨 장관은 그러나 행정부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폴슨 장관은 "정부의 대책들은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의회 지도부와 계속 협력해 미국 금융체계를 안정시키고 미국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계획을 의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 종가보다777.68포인트가 떨어져 미 증시 사상 최대의 폭락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2001년 9.11 사태 때 기록된 684 포인트 하락 폭을 넘어선 것입니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주가지수는 5.04% 하락해 심리적 지지선인 4,000이 붕괴됐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주가지수도 4.23% 하락해 최저치인 5,807.08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부결 여파는 30일 아시아 증시에 까지 번져, 일본의 닛케이 225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005년 6월 이후 최저치인 11,259.86을 기록했으며, 호주, 뉴질랜드 증시도 폭락했습니다.

또 금융위기 확산으로 석유 수요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가가 배럴 당 10달러 이상 떨어졌습니다. 반면 금과 국채 값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급등하는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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