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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핵 카드 포기 안 할 것"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열린 한 정책토론회에서는 북한의 핵 시설 원상복구 움직임으로 또다시 불거진 북 핵 위기 상황이 집중 논의됐습니다.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26일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새로운 시대의 한-미 동맹' 을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에 참가한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미국 텍사스공과대학의 한반도 전문가인 데니스 패터슨교수는 북한이 정권 존속(regime survival)을 원하는 이상 핵 카드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패터슨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가족이나 군부 등 누구에게 권력이 이양되든 북한에서는 정권 존속을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며, 핵 카드는 정권 존속을 위한 수단 가운데 가장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패터슨 교수는 따라서 북한이 정권 존속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이상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이를 간과하는 것은 '순진한 (naïve)' 생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의 길영환 명예교수도 패터슨 교수와 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길 교수는 북한은 이른바 핵 클럽의 9번째 국가라며, 일단 그 같은 목표를 달성하면 핵 카드를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길 교수는 핵은 북한에 정권의 존속과 외부로부터의 경제와 식량 지원 등 두 가지를 제공하는 카드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핵 검증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빚던 중 지난 달 26일 핵 시설 불능화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어 지난 24일에는 영변 핵 시설의 봉인과 감시장비를 제거하는 등 원상복구 절차를 진행하면서 북 핵 협상은 다시 한 번 중대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에 테러지원국 해제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과,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패터슨 교수는 북한이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한 압박 수단으로 핵 카드를 사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핵 프로그램을 전면 개발하고 배치, 확산하는 길을 택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패터슨 교수는 북한 핵 문제를 국제관계에서의 `만성 악성 종양'으로 비유하면서,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 것이 전이되지 않도록 처방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패터슨 교수는 국제사회는 핵무기를 이용한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제대로 파악하고, 북한이 여기서 더 나아가 전면적인 핵 개발과 사용, 확산 등으로 나가지 않도록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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