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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 핵 검증 국제적 기준 견해 엇갈려

  • 최원기

북한의 핵 검증 방안을 놓고 6자회담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검증 기준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너무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에는 핵 검증과 관련한 국제적 기준이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난 26일 미국이 북한에 제시한 핵 검증의정서 초안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미국 정부가 6자회담 당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지나치게 엄격한 검증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이같은 초안에 반대했지만 윗선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모두 4 쪽으로 된 초안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핵 프로그램은 물론 우라늄 프로그램과 핵무기 생산, 핵 확산 등을 검증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또 군사시설을 비롯해 핵 개발과 관련된 북한 내 모든 장소와 물질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 외에 시료채취와 제거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은 이같은 요구가 북한에 부담이 되지 않는 일반적인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드 부대변인은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검증은 기본적으로 표준적인 내용으로, 북한에 부담이 되거나 과거에 전례가 없었던 검증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미국의 검증 초안에 대해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민간 연구기관인 '플라우스 쉐어스 기금'의 핵 전문가인 조셉 시린시오네 대표는 미국이 북한에 너무 엄격한 검증 기준을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린시오네 대표는 미국이 북한에 제시한 검증 기준은 다른 대부분의 국가들에 적용하는 것보다 광범위하고 엄격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국제안보연구소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씨도 "미국이 제시한 요구는 어떤 주권국가도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반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소재한 몬트레이연구소의 핵 전문가인 신성택 박사는 미국이 제시한 검증체계는 국제적 기준에 맞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 박사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헌장에 검증 조치를 규정해 놨는데 미국이 제시한 시료채취나 모든 핵 시설에 대한 접근은 여기에 부합한다는 것입니다. 신성택 박사입니다.

전문가들이 이렇게 북한 핵에 대한 검증 기준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나라 별로 서로 다른 검증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AEA는 헌장에 검증 방법을 언급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기구가 모든 나라에 일률적으로 똑같은 검증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핵 개발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나라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처럼 규정을 잘 지키는 나라에 대해서는 아예 사찰단을 보내지도 않는다고 신성택 박사는 말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검증 기준을 둘러싼 미-북 간 견해차가 해소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지난 '90년대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씨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넉 달 밖에 남지 않아 핵 문제가 진전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과장은 부시 대통령 본인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어 답보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힐 차관보가 이번 주 중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북한 방문기간 중 검증 문제와 관련한 중재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또 힐 차관보의 이번 방북이 북 핵 문제와 관련한 부시 행정부의 마지막 노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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