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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 북한 경유 천연가스 배관 건설 추진키로


한국과 러시아 정부가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배관 건설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한국이 천연가스 세계 최대 매장국이자 생산량 1위인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도입하기 위한 것으로, 성사될 경우 북한은 막대한 통과료 수입을 거둘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모스크바 크렘린 대궁전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빠르면 2015년부터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합의했습니다. 두 나라는 이를 위해 러시아 국경에서 북한을 통과해 한국으로 연결되는 가스배관 건설에 대한 공동연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한국이 러시아로부터 도입하게 될 천연가스는 한국 내 연간 총 수요의 20%에 달하는 7백50만t 정도로, 1천2백50만 가구가 1년 간 소비하는 규모입니다.

이번 합의는 지난 해 9월 러시아가 발표한 '극동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 공급 수출을 위한 장기 종합계획'의 하나로 이뤄진 것으로, 지난 3월 양국 간 천연가스 도입 방안에 대한 협의가 시작된 지 6개월 만에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천연가스 배관 설치를 허용할 경우 상당한 수준의 통과료를 받는 등 큰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설치를 허용하도록 설득해 줄 것을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당부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가스관이 설치되면 북한이 연간 1억 달러 정도의 사용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경색된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북한이 가스배관 통과를 허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두 나라는 만일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배관 건설이 좌절될 경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배로 실어나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9일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선언에는 철도 연결사업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입니다.

"한국의 철도와 시베리아 철도를 연결해서 극동의 러시아 항만 개발 등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앞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밖에 북한의 핵 시설 원상복구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하고, 북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상생 공영의 원칙을 토대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려고 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러시아 측에 설명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남북한 간 대화와 협력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지지를 확인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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