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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검증안, “모든 시설. 장소 전면적 접근” 요구


미국이 지난 7월 북한에 제시한 핵 검증 초안이 26일 미국 언론에 의해 공개됐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 신고 내용 뿐아니라, 무기제조와 핵 확산 활동을 포함해, 핵 계획 전체를 대상으로 검증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손지흔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 신문이 미국의 북 핵 검증안이라며 26일 공개한 4쪽짜리 문건은 "검증 조치 논의안 (Verification Measures Discussion Paper)"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미국은 이 문건에서 "플루토늄 생산, 우라늄 농축, 무기, 무기제조와 실험, 그리고 핵 확산 활동"을 포함해 북한 핵 계획의 모든 요소들을 검증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검증을 북한의 핵 신고 내용에 한정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미국은 문건에서 과거 핵 개발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 북한 내 모든 시설과 장소들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건은 또 시설방문과 서류검토, 기술자들과의 면담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이 이미 합의한 검증의 기본원칙들 외에 다른 조치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문건은 특히, 검증 요원들이 자유롭게 사진과 비디오 촬영을 하고, 필요한 만큼 현장에 머물거나 재방문하며, 표본을 채취하거나 폐기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건은 필요에 따라 검증체제에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자문과 지원을 포함시킬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이런 내용의 검증의정서가 국무부 무기통제 전문가들의 주도로 작성됐다며,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그의 참모들이 반대했지만 윗선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이 북한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중국과 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검증안을 밀어 붙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애초에 공개되지 말았어야할 문건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드 부대변인은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에게 의무를 이행하고 검증체제를 제시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며 이에 대한 어떤 비밀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드 부대변인은 6자회담의 모든 당사국들이 지난 7월에 일부 검증원칙들에 합의한 바 있다며 검증체제는 북한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이 검증과 관련해 말하는 국제적 기준이란 아무 곳이나 마음대로 뒤져보고 시료를 채취, 측정하겠다는 특별사찰이며, 자주권을 침해하는 처사'라며 절대 응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영변에는 IAEA 검증팀이 계속 체류 중입니다.

IAEA 관계자에 따르면 26일 현재 IAEA 검증 요원들은 영변에 머물면서, 재처리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핵 관련 시설에 대한 감시 작업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이 관계자는 "IAEA 검증팀에 대한 북한의 요구는 재처리시설에 대한 봉인과 감시장비를 제거하고, 재처리시설에 접근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현재 달라진 것은 재처리시설의 봉인과 감시장비를 제거한 것 뿐이며, 검증요원들이 영변 핵 시설에 계속 머무르면서 재처리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에 대한 감시 작업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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