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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문가, "중국,북-미 양측에 중재안 제기 가능"


북한의 영변 핵 시설 원상복구 움직임으로 북 핵 협상이 또다시 위기를 맞으면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미-중 양국이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중국이 북한에 어느 정도 지렛대를 갖고 있고, 또 앞으로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건 것은 중국의 힘을 빌어 북한의 핵 시설 재가동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 보려는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정상이 전화통화를 한 것은 북한 핵 문제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데 따른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의 전화통화를 계기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역할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검증 문제를 둘러싼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지난 7월10일 베이징에서 열린 6자 수석대표 회담 이래 두 달 넘게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북한을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한국 등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나서서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남부 조지아 주립대학의 한반도 전문가인 박한식 교수는 중국이 모종의 중재안을 북한에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북한 핵 문제가 꼬인 것은 북한 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얼마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당초 공언대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더라면 상황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각각 한발씩 양보하도록 하는 중재안을 내놓을 공산이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 핵 문제가 벽에 부딪칠 때마다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내놓거나, 평양을 설득해 6자회담 테이블에 복귀하도록 했습니다. 중국은 지난 봄 핵 신고 문제를 놓고 미국과 북한 간에 교착상태가 계속되자 양측 주장을 절충한 ` 상하이 코뮤니케 방식'이라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또 특사를 평양에 보내 북한을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중재안을 마련해 북한을 설득할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제한돼 있어 평양이 베이징의 말을 들을 것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아시아 담당 국장은 중국이 북한에 식량과 석유를 대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것이 곧바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존 페퍼 국장은 북한은 중국의 압력으로 정책을 변경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평양에 특사를 보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특사를 보낸다 해도 핵 문제가 풀릴 가능성은 적다고 헤리티지재단의 클링너 연구원은 지적합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과거 중국이 특사를 평양에 보냈으나 김정일 위원장이 만나주지 않은 적이 있다며, 특사를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에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현재의 북 핵 상황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앞으로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부시 대통령의 임기 중 북 핵 협상이 진전을 이루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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