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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 젊은이들 북한 배우기


한국계 미국 젊은이들이 북한을 직접 방문해 북한에 대해 배우는 프로그램이8년 째 계속돼 오고 있습니다. 바로 DEEP 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인데요, 유미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미정 기자, 먼저 DEEP라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DEEP는 영어로 'DPRK Education and Exposure Program' 즉 '북한에 대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의 약자인데요, 미국 내 한인 1.5 세들과 2세들이 북한을 직접 방문해 북한에 대해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01년 뉴욕의 '노둣돌'이라는 한인 단체가 시작해서 올해로 8년째를 맞았는데요, 크리스틴 안 씨로부터 DEEP 프로그램이 시작되게 된 동기를 들어보시죠. 크리스틴 안 씨는 현재 정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DEEP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을 여러 번 방문한 바 있습니다.

안 씨는 지난2000년 열린 첫 남북정상회담에서의 통일 논의는 전세계에 흩어져 사는 한국인들에게 엄청난 역사적 사건이었다면서, 이런 상황이 미국 내 젊은 한인들에게 북한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싶다는 동기를 유발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네, 북한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시작된 북한 알기 프로그램, DEEP가 올해 8년 째를 맞았다고 했는데, 올해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올해 프로그램은 11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7월 1일부터 14일까지 열렸습니다. 지난 7년 간 이 프로그램의 참가자가 총 49명이었고요, 올해는 참가자 수가 가장 많은 해였다고 합니다. 박사 학위 과정의 학생과 의과대학생, 언론인, 변호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참가했는데요, 이들은 방북에 앞서 몇 달 간 북한과 한반도 정세 등에 관해 방대한 자료를 읽고 사전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특히 올해는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와 일본에서 태어난 한인들도 참가했는데요, 이들은 평양과 사리원, 개성 등지를 방문하고, 또 북한의 사리원에 있는 협동농장과 평양 산원 등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대화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진행자: 참가자들 대부분이 어렸을 때 이민을 오거나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출생한 1.5세와 2세들인데요, 북한을 직접 방문하고 느낀 소감이 남다를 것 같군요?

기자: 네, 먼저 조안 서 씨로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동기를 들어보시죠. 서 씨는 현재 캘리포니아의 한 의과대학 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서 씨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까지는 종종 편향적인 언론보도와 한국에서 반공교육을 받고 자란 가족들의 얘기가 북한에 대해 들은 전부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인종적, 문화적, 정치적 정체성 (identity)을 찾기 위해 좀 더 완전하고 포괄적인 한국의 역사를 다시 배우기를 원했다고 참가 동기를 설명했습니다.

의과 대학생인 조안 서 씨는 특히 이번 방문에서 평양 산원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서 씨는 서구식 기술과 의약품이 부족한 데도 불구하고 의료진들의 일에 대한 자긍심과 존엄성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병원을 방문할 당시 세 쌍둥이가 둘 있었는데, 병원 관계자로부터 산모가 쌍둥이처럼 2명 이상의 아이를 낳을 경우 북한 정부는 이들의 어린시절을 철저히 보살핀다는 말을 들었다며, 어린아이들을 우선으로 하는 북한 의료체제의 결의가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짜여진 일정대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북한 경험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참가자들이 둘러본 1천 5백 개의 병상이 갖춰져 있는 평양 산원의 경우, 이 병원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특권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크리스틴 안 씨도 참가자들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모든 면모를 다 볼 수 있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안 씨는 공항 전체가 정전이 되고, 자동차가 별로 다니지 않는 거리 등 참가자들은 어쩌면 북한 정부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면모도 본 셈이라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참가자들이 이번 방문을 마치고 서로 다른 관점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결의와 염원을 갖게 된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참가자들이 북한에서 반미감정을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조안 서 씨는 북한에서 만난 사람들이 한결같이 미국 정부와 일반 미국인을 아주 분명히 구별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즉 북한은 한국 내 미군 주둔 등 미국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지 미국인들 전체에 적개심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서 씨는 북한 사람들은 한국계 미국인인 자신들을 미국인이라기 보다 한국인으로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서 씨는 또 북한은 한국계 미국인의 존재 조차도 한국전쟁과 한반도 분단의 직접적인 결과로 보고 있었다며, 종종 정체감의 상실로 고통받는 자신들은 아주 다른 차원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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